증권
LG생건·제일기획 M&A로 실적 가속페달
입력 2018-07-31 17:37  | 수정 2018-07-31 21:06
제일기획, LG생활건강,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이 인수·합병(M&A)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간 추진해 왔던 주요 M&A 덕분에 실적 전성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향후에도 M&A 광폭 행보를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도모하는 기업들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종목별로도 M&A 수혜 기대감이 천차만별인 만큼 기업별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에 따라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일기획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415억원으로, 전년 동기(351억원) 대비 18.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일기획은 지난 2분기 영업이익도 작년 동기보다 11.4% 증가한 58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제일기획은 지난 상반기 매출총이익이 5081억원으로, 2017년 상반기(4694억원)보다 8.2%나 증가했다. 이는 반기 실적 기준 사상 최대치다. 보통 광고 업계는 업종 특성상 전체 매출액에서 광고사가 협력사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 등을 제외한 매출총이익을 외형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이어 제일기획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8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56억원)보다 11.5% 증가하는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제일기획이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까지 개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적극적인 글로벌 M&A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간 제일기획은 해외 시장 보폭 넓히기에 주력해 온 결과 매출총이익의 70%가량이 유럽·중국·북미 등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최근 2분기 실적이 선방한 이유도 2009년 12월 인수했던 미국 디지털 광고회사인 '바바리안 그룹(TBG)'이 신규 고객사를 늘린 영향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TBG의 주요 광고주로는 제너럴일렉트릭(GE), 구글, 펩시, IBM, 인텔, 버진항공 등이 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기획은 M&A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중국에서 이커머스 등 신사업 육성을 위해 현지 기업인 '바오준'과 합작사(JV)를 설립하고, 9월부터 영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LG생활건강 역시 적극적인 M&A를 통해 호실적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대표적인 회사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화장품 업종 전체가 흔들리는 상황이었지만 LG생활건강은 사업 다각화 덕분에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LG생활건강은 2007년 당시 코카콜라음료 지분 90%를 인수하며 음료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2009년에는 다이아몬드샘물, 2010년에는 더페이스샵과 한국음료를 잇달아 사들였다.

그 결과 LG생활건강은 현재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상 최대 실적 달성 여부에 시장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역시 국내외 주요 화장품 브랜드를 확보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최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국 메이크업 브랜드인 아워글래스의 국내 판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증권사들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2분기 영업이익(130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44억원)보다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울러 CJ대한통운 역시 올해 들어서 미국 물류회사인 DSC로지스틱스나 베트남 종합물류업체 제마뎁 등을 인수하며 실적 방어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도 ADT캡스를 품는 등 적극적 M&A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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