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레이더M] 소셜본드 첫 방아쇠는 `IBK기업은행`
입력 2018-07-31 10:18 

[본 기사는 07월 27일(15: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이 소셜본드를 발행하는 첫 사례가 나왔다. 주인공은 IBK기업은행이다. 기업은행은 조달한 자금을 중소기업 지원에 활용해 사회에 기여할 예정이다.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ESG(Environment, Social, Government) 채권 발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그린본드에 비해 발행이 지지부진했던 소셜본드 시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업은행은 총 5억달러 규모로 3년 만기 소셜본드 북빌딩(수요예측)을 진행해 총 13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기업은행은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10인 이하 중소기업의 자금 지원에 활용할 계획이다. 금리는 3개월 리보 금리에서 60bps(1bp=0.01%포인트)를 더한 2.9% 수준에서 결정됐다.
소셜본드는 발행을 통해 모은 자금을 사회 문제 해결 프로젝트에 활용되는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채권이다. 국제자본시장협의회(International Capital Market Association)은 자금의 용도와 프로젝트 평가, 자금 관리와 사후 보고 네 가지 항목을 소셜본드를 인정하는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환경 문제 해결에 활용되는 그린본드에 비해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국제기구를 중심으로 빠르게 발행이 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총 156억달러가 발행됐다.
아직 국내에서는 소셜본드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이번 기업은행의 발행이 첫 사례일 정도다. 이번 발행의 경우도 발행 주체는 국내 기업이었으나 해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일반 채권이 아닌 소셜본드에 투자할 이유가 적으며, 소셜본드 자금이 활용될 분야 기준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채권 전문가는 "해외 기관투자자는 일정 금액을 ESG 채권에 투자하도록 정해진 경우가 많지만 우리의 경우 그렇지 않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굳이 일반 채권이 아닌 소셜본드에 투자할 이유가 적은 게 사실"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시장 참여자들은 향후 국내에서도 소셜본드 발행이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과 소셜본드가 일치하는데다 소셜본드 투자를 원하는 자금이 뛰어들며 발행사가 금리 메리트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책임투자(Social Responsible investment) 규모가 상당하다"며 "기존 달러채권에 비해 낮은 금리로 발행될 수 있었던 동력이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채권은 지역별로 아시아에서 45%, 미국에서 28%, 유럽 등 국가에서 27%의 투자가 각각 나왔다. 이번 발행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코메르츠방크, 크레디아그리콜, HSBC에서 주간을 맡아 실무를 진행했다.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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