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올 여름엔 소설보다 에세이가 잘 나가네"
입력 2018-07-31 09:31 

여름은 '소설의 계절'이라 불릴 만큼 소설 분야 판매가 돋보이는 계절이지만, 올해는 소설보다 에세이가 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문고(대표 이한우)는 31일 올해 7월 에세이 판매량이 전년 대비 42.6%가 증가할 때, 소설이 18.7%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여전히 판매량에 있어서는 소설이 에세이보다 많으나, 2017년 7월 소설 대 에세이 판매 비중이 70.6% 대 29.4%이던 것이 올해 7월에는 57.8% 대 42.2%로 차이가 크게 줄었다. 이러한 에세이 강세현상에 따라 7월 3주 종합베스트셀러 20위권 내 절반인 10종이 에세이가 차지했다.
올해 유난히 에세이가 대세로 떠오른 이유로 세 키워드 'SNS', '캐릭터', '탈진증후군(번아웃증후군)'을 들 수 있다. 먼저 2018년 7월 3주차(18일~24일) 베스트셀러를 기준으로 3위에 안착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독립출판물로 시작해 SNS채널을 통해 인기를 얻어 대형서점까지 진출한 책이다.
4위는 팔로워가 10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 하태완 작가의 '모든 순간이 너였다', 5위는 곰돌이 푸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다.

이 외에도 '덜 신경 쓰고'라는 부제가 붙은 '행복해지는 연습을 해요'가 6위, '언어의 온도'가 10위,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11위,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 13위, '곰돌이 푸,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아'가 14위, '한때 소중했던 것들'이 16위,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가 18위로 종합 20위 내 에세이 10종 모두 'SNS', '캐릭터', '탈진증후군' 세 키워드와 연관이 깊다.
이들 에세이의 주 독자층이 20~30대 여성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7월 에세이 분야의 성별 연령별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20대 여성이 22.88%, 30대 여성이 22.40%로 가장 많다. 여성 비중도 70.76%로 소설 분야의 여성 비중 61.51%보다 10%P 가까이 많다.
반면 소설은 여름이면 나올 법한 대형 신작의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8년 7월 4주차(18일~24일) 베스트셀러를 기준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고양이'이 신작으로는 유일하게 베스트셀러 8위에 올려놓고 있다. 그 외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2017년 2월 출간작으로 SNS채널을 통해 책의 카드뉴스가 크게 호응을 얻어 7위에 올랐고, 100만부 판매를 달성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19위에 올라있을 뿐이다.
국내소설에는 최은영 작가의 '내게 무해한 사람'과 김금희 작가의 '경애의 마음'이 눈에 띄는 신작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지만, 아쉽게도 20위 내에는 오르지 못했다.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 김현정 베스트셀러담당은 "보통 여름 휴가철이 시작될 때 소설분야는 인기 신간들을 많이 쏟아내며 성수기를 맞이 하는데, 올해는 에세이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SNS', '캐릭터', '탈진증후군'은 하반기에도 출판계의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키워드로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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