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권은 여전히 `한숨`
입력 2018-07-26 17:45  | 수정 2018-07-26 20:05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 6000가구가 넘는 초대형 단지로 주목받았다. 도시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용인시에서도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는 곳을 '남사아곡1구역도시개발구역'으로 개발해 가격이 싸다는 점도 강점이었다.
그러나 6월 입주가 시작됐지만 미분양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고,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3000만원 이상 나오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꺼번에 많은 가구가 입주하다 보니 전세금이 떨어졌고, 세입자를 찾기가 어려워지다 보니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라도 빨리 처분하려는 사람이 많아지는 상황이다.
한 입주민은 "2억원 중반대에 분양된 전용 84㎡ 매물이 3000만원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잔금 마련이 시급한 소유주들이 2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1억원도 안되는 가격에 전세를 놓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시 처인구 상황이 가장 심각하지만 수도권 전체적으로 상황이 좋은 편이 아니다. 26일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자료에 의하면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은 10주째 하락하고 있다. 5월 14일 0.01% 하락하며 상승세가 꺾인 경기도는 이후 계속 내려가고 있다.

특히 경기 남부권 상황이 좋지 않다. 한숲시티가 위치한 용인 처인구는 11주째 매매가가 떨어졌다. 경기 안산시 역시 최근 한 달 동안 매주 평균 0.34%씩 하락했다. 평택시는 7월 2일 0.63% 떨어지는 등 최근 한 달 매주 평균 0.39%씩 하락했다.
문제는 향후 경기도 입주물량이 많다는 점이다. 2015~2017년 경기도에는 57만3817가구가 입주했는데, 2018~2022년 5년간 79만8818가구가 더 늘어난다. 벌써부터 입주물량이 늘어날 수도권 지역에서 전세금 하락 현상이 뚜렷하고, 집값도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오는 8월까지 수도권에 5만가구가 넘는 집들이가 예정돼 있다"며 "특히 용인에 8000가구가 넘는 입주물량이 몰린 만큼 이 지역에서 전세금 및 집값 하락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거래량도 눈에 띄게 줄었다. 부동산조사기관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월 8238건에 달하던 매매거래량은 3월 9086건까지 늘어난 뒤 하락세다. 4월 5137건, 5월 2782건에 이어 6월에는 127건으로 줄었다. 1월에 비해 8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다만 동탄이나 평택 등 기업을 끼고 있는 곳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회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기도에서 입주물량이 많기로 손꼽히는 두 도시는 모두 삼성전자 공장과 사업장을 끼고 있는 곳들이다. 단기에 입주가 몰려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인프라가 좋아지고 협력업체들이 몰리면 나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평택은 미군기지 이전으로 인한 전세·렌트 수요가 늘어나면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에 들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