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자국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면 난민 인정 안돼"

'마약상에 박해' 주장 카자흐 출신 40대 난민 불인정 적법


자국에서 법을 통해 구제 받을 수 있다면 한국에서 난민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오늘(25일) 대구지법 행정단독 김수연 부장판사는 카자흐스탄 국적의 43살 A 씨가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을 상대로 낸 '난민불인정결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고국에서 중고자동차 수입·판매업을 하던 딜러로, 러시아에서 수입한 중고자동차에서 마약이 나온 뒤 주변 중고자동차 판매업자들로부터 마약을 수입하자는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습니다.

이후 2017년 2월 사증 면제(B-1) 자격으로 한국에 들어와 같은 해 6월 "본국으로 돌아가면 마약상으로부터 박해를 받을 수 있다"며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난민 인정신청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A 씨 주장에 "충분한 근거가 없다"며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A 씨는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도 이의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소송을 냈습니다.

그러나 법원도 A 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A 씨가 주장한 박해사유는 사인(私人)들 범죄행위에 따른 것으로 난민법에서 난민인정사유로 규정한 '인종·종교·국적·특정사회집단 구성원 신분·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하는 박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어 "원고가 고국으로 돌아가더라도 카자흐스탄 사법제도를 통해 구제받을 수 있고 불충분하면 안전한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으로 본다"며 "A 씨가 대한민국에 합법적으로 체류하기 위해 난민신청을 낸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은 처분은 적법하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