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최근 나흘간 온열질환자가 285명이나 발생하고 2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온열질환 감시체계가 시작된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신고된 온열환자는 551명이며, 이중 4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증상이 나타나고, 방치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무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온열질환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달라"면서 "폭염특보땐 낮 시간대 야외활동을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대표적인 온열질환은 일사병과 열사병이 꼽힌다. 일사병은 더운 곳에서 장시간 일하거나 직사광선을 오랜 시간 받아 몸이 체온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질환이고, 열사병은 무덥고 밀폐된 공간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때 체온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우리 몸과 뇌는 열을 지나치게 받으면 기계가 멈춰서듯이 온도에 까다롭게 반응한다. 뇌가 열 받으면 정신상태가 흐려져 사소한 일에도 금방 흥분하고 화를 낸다. 심할 경우 산소부족으로 이어져 뇌신경 장애가 발생해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있다.
뇌는 작업능률을 100으로 봤을 때 24℃만 되어도 83%, 30℃에는 63%로 떨어지고 40℃이상에서는 작업이 불가능하다. 폭염과 함께 열대야 현상이 빈발하는 여름에 일할 의욕과 함께 작업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뇌와 몸의 기온상승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뇌는 열을 받으면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판단력이 떨어진다. 무더운 뙤약볕에 어지럼증, 현기증, 두통이 나타나도 시원한 그늘로 옮겨가거나 물을 마셔 체온을 떨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일사병 또는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는 이유다.
혈액 역시 우리 몸이 열을 받으면 체온을 낮추기 위해 피부 근처 모세혈관으로 집중된다. 심장은 피부 표면의 순환 혈액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박동이 커지고 맥박이 빨라진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65세이상 고령자들은 기온이 27℃에서 28℃로 상승했을 때는 사망률이 2.5%, 28℃에서 29℃로 상승했을 때는 3.1% 늘어난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물 자주 마시기,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 주의보나 경보발령 때에는 가능하면 정오부터 오후 5시까지 활동을 줄이고, 활동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해야 한다. 심혈관질환이나 당뇨병, 뇌졸중 등이 있는 사람은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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