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중장년층의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 잇몸병이 20~30대에서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은염 및 잇몸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3년 1000만여명에서 2017년 1500만여명으로 늘었다. 이중 20~30대 환자는 같은 기간동안 약 270만명에서 430만명으로 약 60%가 증가했다.
강동경희대병원 치주과 박준봉 교수는 "치주병은 첫 번째로 잘못된 칫솔질로 인한 청결하지 못한 구강상태와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며 "젊은이들은 이와 더불어 잘못된 식습관과 음주, 흡연, 스트레스 등이 주 발생 요인이다"라고 설명했다.
잇몸병은 치아를 받치고 있는 치주조직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치주조직은 아래위 턱뼈를 덮고 있는 분홍색 점막조직인 '치은'과 턱뼈와 치아를 연결하는 '치주인대', 치아뿌리 표면인 '백악질', 그리고 그 아래 치아를 지지해주는 '턱뼈'등 4가지 전체를 말한다.
잇몸병이라고 하면 육안에 보이는 잇몸표면의 이상으로 생각하지만, 사실 잇몸 염증을 비롯해 하방부의 뼈까지 없어지고 다른 전신질환을 야기한다. 심하면 치아를 여러 개 뽑아야 하는 심각한 질병이지만,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경미해 환자들이 쉽게 인지하기 어렵다. 잇몸이 근질거리거나 욱신거려 다음 날 병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다음 날 아침 증상이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증상이 사라지는 것은 일시적일 뿐, 병은 남아있어 입속에서 계속 진행된다. 그래서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잇몸질환은 치은염인 상태에서는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방심하고 놔두면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치조골까지 녹아내릴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치아를 뽑고 발치한 치아 대신 임플란트를 심어야 한다. 하지만 치주병이 심한 경우 당장 임플란트 치료는 불가능하다. 강동경희대병원 보철과 이성복 교수는 "치주병이 심한 경우 잇몸뼈가 약해지거나 소실되어 더는 치아를 지지하는 힘이 없기에 치주병 치료가 선행되어야 임플란트가 실패할 확률이 없다"며 "시술 후에도 임플란트를 건강하게 유지하려면 정기적인 잇몸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주염으로 약해진 잇몸에 임플란트를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시술이 잘못되어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박준봉 교수는 "치주병은 생활습관병이기에 반복되는 학습을 통해 본인의 구강위생관리 능력향상과 정확한 칫솔질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위해 내 몸에 맞는 옷을 고를 때처럼 칫솔도 내 입속환경구조에 맞는 칫솔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칫솔모는 치아 2개 반을 덮는 정도가 적당하며, 칫솔모 강도는 잇몸 상태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이와 함께 치실 등 구강위생용품을 적절히 함께 사용해 치아와 치아, 치아와 잇몸 사이를 닦는 정확한 칫솔질을 통해 치주병을 예방할 수 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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