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월드컵 특수에 러시아 펀드 `웃음꽃`
입력 2018-07-15 17:30 
글로벌 증시가 미·중 무역전쟁으로 휘청거리는 사이 러시아 증시가 반등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018 월드컵이 진행된 최근 1개월간 러시아 펀드는 해외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성과를 자랑했다. 특히 16일 미국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 경제의 발목을 잡아왔던 외교적 고립을 타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러시아 펀드는 최근 1개월간 4.68% 수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5.20%로 극심한 부진에 빠진 것에 비해 돋보이는 성과다. 연초 이후 수익률을 기준으로도 4.66% 수익률을 보여 6%대 수익을 올린 북미 펀드에 이어 두 번째로 성과가 좋았다. 개별 펀드 기준으로는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 ETF가 1개월간 11.21%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과를 나타냈고, 신한BNPP러시아펀드와 신한BNPP더드림러시아 펀드가 각각 7.57%, 7.19%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4월 미국발 경제제재 조치로 주가가 하루 만에 10%포인트 이상 급락한 이후 줄곧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월드컵 개막 이후 러시아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월드컵 개막 직후인 지난달 중순 러시아RTS 지수는 1077.52로 연중 최저점에 다다랐지만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12일 기준 주가가 9.2%가량 올랐다. 아울러 주요 러시아 펀드는 포트폴리오에 20% 이상 에너지 업종을 담고 있어 유가와 펀드 수익률이 직결되는 특성을 보이는데, 국제 유가가 최근 한 달 사이 꾸준히 상승하며 배럴당 70달러 선에 안착한 효과를 봤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16일 미국과의 정상회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오온수 KB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기 위한 조건으로 서방의 경제제재 해제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은 러시아의 외교적 고립을 타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월드컵 폐막을 기점으로 증시에 뚜렷한 반등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제사회에서 러시아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고 있어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지만 증시를 상승 추세로 이끌 만한 모멘텀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유가에 따라 증시가 휘청일 수 있어 변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대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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