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베이징 중심가 한국 광고판, 한밤중에 강제 철거"
입력 2018-07-15 11:17  | 수정 2018-07-15 11:27
삼성·현대 광고판 강제철거/사진 출처=조선일보
중국 베이징의 중심도로인 창안제(長安街)에 설치된 삼성과 현대자동차 광고판이 무더기로 사라졌습니다.

지난 12일 밤 11시, 베이징시 당국이 창안제를 장식하고 있던 삼성전자와 현대, 기아차 거리 광고판을 철거했습니다. 계약기간이 2025년까지 아직 7년이나 남았지만 '경관 업그레이드'를 명분으로 일방적으로 철거 한 것입니다.


교민들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4개의 철거팀, 100여 명을 투입해 창안제 일대 190개(삼성전자 91개, 현대차 99개)의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두 회사 광고판 중 67곳을 철거했습니다. 나머지 광고판들도 모두 철거할 예정입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광고판들은 한·중 수교 20주년이었던 2012년 창안제 일대에 설치됐습니다. 바람을 피하는 버스 정류장과 광고판을 겸한 시설입니다.

창안제는 베이징을 동서로 관통하는 길이 43km의 중심 도로로 천안문과 인민대회당, 각종 관공서 및 금융기관, 최고급 호텔들이 들어서 있습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광고판 무더기 철거/사진 출처=YTN

이 버스 정류장에는 한국기업의 광고판이 유일합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광고판들은 '사드 갈등' 때도 철거설이 있었지만 건재했습니다.

특히 이들 광고판은 2015년, 중국의 항일 전승 70주년 퍼레이드를 맞아 '퍼레이드에 맞춰 업그레이드 해달라'는 베이징시 측의 요구로 한국 업체가 30여억 원을 들여 LED 조명과 스테인리스강(鋼) 등으로 리모델링까지 했습니다.

당시 베이징 당국 측은 2017년 말 종료 예정이던 광고 계약도 2025년 12월까지로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베이징시는 2016년 3월부터 갑자기 태도가 돌변했고, 광고판을 설치한 한국 업체에 철거를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창안제 경관을 개선하고 불량 광고물을 정리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베이징시의 요구와 허가에 따라 광고판을 만들고 합법적으로 계약까지 했다가 날벼락을 맞은 한국 업체는 "철거하면 수백억 원의 손해가 불가피하다"며 손해 배상을 요구해왔습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광고판 철거/사진 출처=YTN

그러나 베이징시는 보상에 대한 언급 없이 "억울하면 법원에 제소하라"는 입장으로 일관했고 결국 철거를 밀어붙인 것입니다.

주중 한국 대사관이 면담을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무시했다고 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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