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영국 직격…"EU와 관계 지속 시 미국과 무역 못 해"(종합)
입력 2018-07-13 16:44 
도널드 트럼피 미국 대통령(가운데) [사진제공: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에 유럽연합(EU)과 완전한 결별을 압박하고 나섰다.
EU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추진하는 영국 정부에 대한 비판을 넘어 영국 총리를 비난하고 다른 특정 정파에 힘을 싣는 발언이라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12일(현지시각) 공개된 영국 대중지 '더 선'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발표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계획안과 관련, EU와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면 그 시도가 어떤 것이든 간에 미국과 수익성이 있는 무역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EU와 브렉시트에 대한) 거래를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영국 대신 EU와 거래를 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는 아마도 미국과의 거래(향후 영국·미국간 양자 무역협정)를 죽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은 브렉시트 후 EU 단일시장에서 배제되는 상황을 대비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영국 정부는 미국과의 양자 무역협정을 브렉시트 후 자국의 경제적 운명을 결정할 수도 있는 주요 변수로 보고 공을 들여왔다. 앞서 영국 정부는 EU 단일시장에 일부 접근하고 규제도 받아들이는 방식의 이른바 '소프트 브렉시트' 계획안을 담은 백서를 이날 발표했다.

더 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비판은 메이 영국 총리에 심대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계획 초안을 발표한 뒤 집권 보수당 내의 강경파들이 불신임 투표를 검토하는 등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최근 영국 방송인 스카이뉴스 여론조사에서는 무려 64%가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정책을 신뢰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더 선의 인터뷰 기사가 메이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블레넘 궁에서 연 만찬이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끝나 참석자들이 자리를 뜨고 있을 때 나왔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발표된 기사에 미국 측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이번 인터뷰는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에서 지난 11일 이뤄졌고, 미국 대표단은 해당 기사가 13일 오전 공개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만찬장에서 나온 뒤 온라인에 기사가 나온 것을 보고 놀랐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백악관은 다음 달 3일 예정된 두 정상 간 회담을 앞두고 논란이 확산되지 않도록 긴급 수습에 나섰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메이 총리를 매우 많이 좋아하고 존경한다"면서 "그가 '더 선' 인터뷰에서 말했듯이 메이 총리는 매우 좋은 사람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 대해 어떠한 나쁜 말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