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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건설공제회 등, 美 필라델피아 빌딩 투자
입력 2018-07-12 17:48  | 수정 2018-07-13 09:48
◆ 레이더M ◆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국내 기관 등과 함께 해외 부동산에 투자했다. 최근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국내 공제회들이 연이어 대체투자에 나서는 추세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건공은 국내기관 등과 함께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오피스 빌딩 투자에 나섰다. 해외 투자자가 해당 부동산을 사는 특수목적법인(SPC)에 1100억원을 대출해주고, 국내 투자자들이 법인 지분에 700억원을 투자하는 형태다.
건공은 300억원 규모로 지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기간은 5년으로, 내부수익률(IRR)은 15%다. 운용사로는 KB자산운용이 선정됐다.
건공은 그동안 다른 공제회에 비해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왔다. 회원들에게 일정한 수익률을 약속하는 타 공제회와 달리 약정 수익률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건공의 투자 자산 가운데 채권 비중이 큰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채권 투자는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힘들지만 그만큼 손실 위험이 작은 편이다. 그러나 건공 측은 지난해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늘려왔다.

이번 투자 역시 적극적 자산운용 방침에서 비롯됐다. 해외 부동산 가운데 투자할 만한 자산을 찾던 중 가격이 오른 주요 도심 지역에 비해 미국 필라델피아의 부동산이 저평가돼 있다는 판단에서 투자에 나섰다. 향후 성장 가능성도 고려했다. 건공 관계자는 "최근 가격이 급등한 뉴욕 지역에 비해 부담이 덜하고 도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필라델피아의 오피스 빌딩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건공뿐만 아니라 다른 공제회도 최근 적극적으로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이달 미국의 한 연기금과 총액 8억2500만달러 규모로 부동산 투자에 나선 바 있다.
일각에선 해외 자산 투자는 국내보다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산의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기 힘들고 투자금 회수 또한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해외 부동산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대해 "선진국 부동산 가격도 많이 올랐다. 좀 더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밝혔다.
건공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3조3759억원의 자산을 운용한다. 주식과 채권, 대체투자 자산에 각각 13%, 65%, 14% 비중을 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4.24%의 수익률을 기록해 목표 수익률을 상회했다.
[조희영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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