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여관 방화` 50대 남성, 항소심서도 사형 구형받아

성매매를 거절당했다는 이유로 홧김에 여관에 불을 질러 7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5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사형을 구형받았다.
검찰은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열린 유모(53)씨의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 사건 항소심에서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며 원심과 같은 사형을 구형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4월 1심에서 "욕정을 채우지 못한 피고인이 분풀이를 위해서 치밀하게 방화 계획을 세우고 불특정 다수가 숙박하는 여관에 불을 지른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생전에 느꼈을 공포와 고통을 고려한다면 죄책에 상응하는 선고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다만 1심은 "법이 허용하는 한 가장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검찰이 구형한 사형은 사법제도가 상정할 수 있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며 유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형량이 적정하지 못하다며 항소했다.
유씨 측 변호인은 이날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이 너무나 중대하고 큰 결과를 야기한 것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확정적인 고의를 갖고 범행을 했다기보다 평소 주량을 넘어설 정도의 술을 마셔 정상적인 판단을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범행 직후 경찰에 신고한 점을 참작해달라"고 말한 뒤 "다만 유족 및 피해자와 아직 합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한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유씨 역시 최후진술에서 "나로 인해 가족을 잃은 상심과 고통 속에 지내실 사람들에 진심으로 용서를 빈다. 잘못을 깨달은 순간 참을 수 없는 후회가 밀려왔다. 정말 잘못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유씨는 지난 1월 20일 오전 2시께 술을 마신 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여관에 들어가 업주에게 성매매 여성을 불러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거절당하자 같은 날 오전 3시께 홧김에 여관에 불을 질러 7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유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오는 8월 6일 오전 10시에 진행된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