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표절논란 '엄마를 부탁해' 출판금지 소송서 신경숙·창비 승소
입력 2018-07-11 21:03  | 수정 2018-07-18 21:05
수필가 오길순씨 손배청구 기각…"비슷한 모티브만으로 유사할 수 없어"
"등장인물·구조 등 차이…논란 된 문장도 베껴썼다고 보기 힘들어"


'엄마를 부탁해'의 작가 신경숙 씨와 출판사 창비가 자신의 수필을 표절했다며 수필가 오길순 씨가 제기한 출판금지 소송에서 승소했습니다.

오늘(1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최희준 부장판사)는 오 씨가 신 씨와 '엄마를 부탁해'의 출판사 '창비'를 상대로 낸 출판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오 씨는 2008년 출간된 '엄마를 부탁해'가 자신이 2001년 발표한 5쪽 분량의 수필 '사모곡' 내용을 표절했다며 출판금지와 1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오 씨는 '사모곡'에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잃어버렸다가 극적으로 찾은 이야기를 썼습니다.


오 씨는 엄마를 잃어버린 사건을 계기로 자녀들이 엄마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엄마를 부탁해'가 주제와 줄거리, 사건 전개 방식 등에서 '사모곡'과 유사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등장인물·인물 설정·이야기 구조 등 측면에서 두 작품 사이에 유사성보다는 차이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두 작품에 등장하는 실종 사건의 발생 상황이 다소 유사성을 띠는 것은 사실이나, 정신이 온전치 않은 어머니의 실종이라는 동일한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와 같은 유형의 사건이 등장할 수밖에 없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치매·뇌졸중 등 정신적으로 온전치 못한 부모를 실수로 잃어버린다는 소재는 다수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것으로, 비슷한 모티브를 갖는 것만으로 섣불리 유사하다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재판부는 장르와 분량 차이로 인해 '사모곡'과 '엄마를 부탁해'가 이야기의 구조나 캐릭터 깊이에서 차이를 보이며, 엄마를 잃어버린 딸이 느끼는 죄책감의 근거도 다르게 묘사된다며 서로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

오 씨가 주장한 일부 문장 사이의 유사성에 대해서도 "문장 대 문장 수준에서 신 씨가 표현을 베껴 썼다고 평가할 정도의 유사성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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