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계열분리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연말 퇴진을 앞둔 구본준 LG 부회장이 일부 계열사를 사들여 독자 노선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그룹 측은 아직까지 구 부회장의 독립 경영 계획과 관련해 정해진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범LG가의 새로운 계열 탄생 여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이 구 부회장을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위한 전초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 어떤 계열사를 떼어갈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자문기관을 통해 3~4개 안을 두고 고심 중이라는 전언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구 부회장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공식 퇴임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독립 구상안'을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주)LG가 구 부회장의 현금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구 부회장은 (주)LG 지분 7.72%를 보유 중이다. 이날 종가를 반영해 약 9375억원에 준하는 '현금 실탄'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LG 지분을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LG이노텍 등 일부 계열사를 사들이는 등의 계열분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시장의 가설대로 구 부회장이 LG이노텍을 떼어서 가져갈 경우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약 25%다. 여기에 사재를 더하는 등의 방식으로 LG이노텍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LG이노텍 최대주주는 LG전자로, 지분 40.79%를 보유하고 있다. 구 부회장이 조달할 수 있는 금액만 고려했을 때, 최대주주를 노려볼 만한 계열사 후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 구 부회장이 LG상사를 떼어내 가져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시각에서다. 현재 LG이노텍과 LG상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3조7000억원대, 8700억원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향후 구 부회장이 떼어낸 LG이노텍과 지흥,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합쳐 국내 최대 부품회사로 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흥은 구 부회장 장남인 구형모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 내 수많은 계열사 중에서도 LG디스플레이 등 몸집이 큰 곳들은 계열분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재계 순위 4위 그룹에서 밀려나면 안 된다는 가장 큰 전제조건이 있다 보니 거론될 수 있는 계열사가 한정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시총은 약 6조7000억원대다. 현재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 지분 37.91%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구 부회장이 이를 인수하기 위해선 1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LG이노텍조차도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전장부품(VC)사업을 LG전자와 함께 이끌어가야 한다는 점 때문에 계열분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분리 작업까지 어느 정도 여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LG그룹에서도 구 부회장의 의사를 존중하는 한편, LG그룹과 범LG가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간 LG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에 준해 직계 형제 및 그 형제 자손이 계열분리를 이어왔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이 구 부회장을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위한 전초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내 어떤 계열사를 떼어갈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자문기관을 통해 3~4개 안을 두고 고심 중이라는 전언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구 부회장이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공식 퇴임하기로 결정한 만큼 이른 시일 내에 '독립 구상안'을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주)LG가 구 부회장의 현금 확보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구 부회장은 (주)LG 지분 7.72%를 보유 중이다. 이날 종가를 반영해 약 9375억원에 준하는 '현금 실탄'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 부회장이 LG 지분을 팔아 확보한 자금으로 LG이노텍 등 일부 계열사를 사들이는 등의 계열분리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시장의 가설대로 구 부회장이 LG이노텍을 떼어서 가져갈 경우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약 25%다. 여기에 사재를 더하는 등의 방식으로 LG이노텍 최대주주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현재 LG이노텍 최대주주는 LG전자로, 지분 40.79%를 보유하고 있다. 구 부회장이 조달할 수 있는 금액만 고려했을 때, 최대주주를 노려볼 만한 계열사 후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 구 부회장이 LG상사를 떼어내 가져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시각에서다. 현재 LG이노텍과 LG상사의 시가총액은 각각 3조7000억원대, 8700억원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시장에서는 향후 구 부회장이 떼어낸 LG이노텍과 지흥,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을 합쳐 국내 최대 부품회사로 키울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흥은 구 부회장 장남인 구형모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재계 관계자는 "LG그룹 내 수많은 계열사 중에서도 LG디스플레이 등 몸집이 큰 곳들은 계열분리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재계 순위 4위 그룹에서 밀려나면 안 된다는 가장 큰 전제조건이 있다 보니 거론될 수 있는 계열사가 한정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시총은 약 6조7000억원대다. 현재 LG전자가 LG디스플레이 지분 37.91%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구 부회장이 이를 인수하기 위해선 1조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LG이노텍조차도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전장부품(VC)사업을 LG전자와 함께 이끌어가야 한다는 점 때문에 계열분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분리 작업까지 어느 정도 여유 시간이 있기 때문에 심사숙고하는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LG그룹에서도 구 부회장의 의사를 존중하는 한편, LG그룹과 범LG가가 함께 윈윈할 수 있는 안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간 LG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에 준해 직계 형제 및 그 형제 자손이 계열분리를 이어왔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