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9일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순방 일정 중 하나로 삼성전자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는 것은 인도에 진출해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는 우리 기업을 격려하고 인도와의 제조업, 투자협력 확대 메시지를 인도 측에 전달하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인도 뉴델리의 한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인도와 제조업 분야의 실질협력도 강화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전자는 인도를 '제 2의 베트남'과 같은 전략적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 약 8000억원을 투자해 인도 노이다지역 스마트폰 공장 규모를 12만㎡에서 24만㎡로 증설했다. 신공장이 본격가동되면 인도 현지 삼성 스마트폰 생산능력은 월 500만대에서 1000만대로 두 배 늘어난다.
김 본부장은 "인도 휴대폰 시장은 2016년 1억대를 돌파했고, 2021년까지 2억7000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년까지는 삼성전자가 인도 휴대폰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는데, 중국산과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삼성전자 인도 현지 공장 방문을 통해 우리 기업의 글로벌 성장을 적극 독려하겠다는 뜻이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인프라 시장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도 모색한다.
김 본부장은 "인도 정부는 2022년까지 100개 스마트시티 건설을 목표하고 있다"며 "시장 규모는 1500억달러, 환화로 167조원이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시티뿐만 아니라 주요 도시 간 고속도로, 전력망 등 인프라 개선 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통로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이 인도에 제공하기로 한 금융패키지 100억달러를 활용하여 인도 인프라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칼리안-돔비블리시 스마트시티 건설 같은 프로젝트에 우리 기업 수주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는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는 아세안과 인도를 한반도 주변 4강국에 준하는 파트너로 격상하고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김 본부장은 "신남방 정책 핵심 국가를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4개국을 비롯한 아세안, 그리고 인도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도와 아세안과의 경제협력에 전환점이 필요하다"며 "그간 신남방국가와 협력 전략을 하나로 묶어서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공통적으로 적용할 전략과 각 국가별 특성에 맞는 개별 전략을 따로 마련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신남방국들과의 공통 전략으로는 △유통망 구축 △자금조달 지원 △한국·인도·아세안 투자촉진 등 세가지를 열거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기업들이 개별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는 싱가포르의 GIC(싱가포르 투자청), 테마섹(Temasek), 말레이시아의 PBS, 또는 카자나 내셔널 펀드 등 세계적인 국부펀드와의 네트워킹을 주선하고, 양국 유망 기업 간 협력의 장을 정부가 나서서 적극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한·인도 CEO포럼을 정기 개최하는 등 양국 기업인간의 네트워킹을 확대하기로 했다.
김 본부장은 "인도의 성장은 이제 시작"이라며 "현재 출산 추세를 감안하면 7년 뒤인 2025년의 인도 인구는 14억명을 넘어서 중국을 추월하는 세계 최대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인도는 지금 막 도시화를 시작했는데 7년 뒤면 델리, 첸나이, 뭄바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GDP가 더욱 크게 올라 구매력 있는 내수시장을 탄탄히 갖추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한·인도 경제협력을 한 단계 더 도약시켜 나가겠다고 했다.
[뉴델리 = 강계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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