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운임 오르고 油價 주춤…팬오션 쌍끌이 호재
입력 2018-07-08 17:55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해운업 침체 우려에도 벌크선 운임이 연일 상승세를 보이면서 팬오션 실적과 주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상승했던 국제유가의 하락 가능성이 제기되며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팬오션의 올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2.7% 늘어난 2197억원, 매출액은 6.7% 증가한 2조493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상호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며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은 교역량을 축소시켜 해운업 침체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고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팬오션 주가가 지난 3일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연일 상승세를 보이며 해운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5일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BDI는 전 거래일보다 2.87% 상승한 1612를 기록해 올해 처음 1600선을 넘겼다. 이는 948을 기록한 지난 4월 6일에 비해 70% 상승한 것이다.
BDI는 전 세계 주요 항로의 선박 유형별 화물운임과 용선료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석탄·광석·곡물·건축 자재 등 포장 없이 벌크선으로 운송하는 원자재에 대한 운임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 같은 BDI는 지난 1분기 중국 철강 설비 가동률 제한으로 철광석 수입이 둔화되며 급락한 바 있다. 호주 사이클론과 브라질 우기 역시 철광석 수출에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이 해운업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제 선박 중개인(ship broker)들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해 믿지 않는 분위기이며 해운업 운임지수는 계속 올라가고 있다"면서 "호주와 브라질의 철광석 물동량도 증가하고 있어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무역분쟁이 이로 인한 경제성장률 침체를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재정지출로 이어져 해운업에 되레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연구원은 "무역분쟁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단기간에 내수경기를 자극하기 위한 정책을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곡물 운송 부문도 팬오션의 실적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에 편입된 이후 기존 해운업 외에 곡물사업 전담 조직을 통해 식용·사료용 곡물을 유통하고 있다. 2016년 매출 2348억원을 달성한 곡물운송 부문은 지난해 3023억원까지 매출액을 늘렸다.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동기보다 27% 늘어난 53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주가 역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4455원까지 떨어졌던 팬오션 주가는 6일 종가 4925원을 기록하며 이 기간 10.5% 상승세를 보였다. 이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BDI에 대비해 어울리지 않는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라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며 "하반기에도 글로벌 해운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선박 공급은 예년의 절반 정도밖에 인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제기된 유가 하락 전망 역시 수익성 상승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유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압박하며 증산을 요구했다. 이에 사우디는 아랍에미리트와 함께 증산을 하겠다고 공식 발표까지 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유가 상승은 미국과 사우디의 정치 상황 불안에 의한 측면이 크다"며 "베네수엘라와 이라크가 감산에 나선다 해도 미국, 사우디와 증산에 합의한 러시아 산유량을 합치면 전체 생산량의 40%에 달해 유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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