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식품·헬스케어 등 분야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활발…"규제 완화 숙제"
입력 2018-07-04 16:54  | 수정 2018-07-05 10:08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제5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 참석한 내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장내 미생물 균형을 조절해 체질을 개선하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산업화 움직임이 거세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마이크로비오타(Microbiota·미생물군)와 게놈(Genome)의 합성어로 생체 내에 있는 미생물 생태계 전체를 의미한다.
대한마이크로바이옴협회는 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식품·의료·농축산업에 마이크로바이옴을 적용할 방안을 제시했다.
이날 포럼은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할 다양한 전문 분야 종사자들의 학술·정보 교류를 위해 마련됐다.
윤복근 광운대 바이오의료경영학과 책임지도교수가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 참석한 내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이날 포럼에서는 광운대 윤복근 책임지도교수(포럼 좌장)와 천랩 김병용 연구소장이 나와 '글루텐 불내증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 '개인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현황과 산업동향'에 대해 발표했으며, '개인 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연구현황과 산업동향'(건국대 김두환 교수), '축산분야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 활용 방안'(농촌진흥청 김민석 박사), '마이크로바이옴의 내시경을 통한 적용 사례'(베드로요양병원 김광석 원장) 등을 주제로 한 발표가 이어졌다.
윤복근 교수는 국내 연구진이 최근 글루텐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발견한 성과를 소개했다. 소장 속 표면에서 분해된 영양소를 빨아들이는 융모가 손상돼 융모들 사이에 틈이 생기면 글루텐 분해 과정에서 나오는 독성물질이 여과 없이 혈액으로 흡수돼 부정적 증상이 나타난다. 윤 교수는 "용모들이 밀착하도록 사이를 잡아주는 게 장내 유익균"이라며 "유해균이 우세해지면 융모들 사이에 틈새가 생기고 이 틈으로 독성물질이 들어가 병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 미생물을 활용해 밀가루 음식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글루텐 불내증 환자를 치료하거나 애초에 식품에 첨가하는 방식으로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방안은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이다.
장내 미생물 균형을 바꿔 생물체의 체질을 바꿀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병용 소장은 "희귀 식물의 잎만 먹기에 먹이가 없어지면서 멸종위기로 몰린 코알라에게 다른 종류의 잎을 먹는 코알라의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식하자 기존에 먹지 않던 잎을 먹기 시작했다"며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실제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고 이를 조절하려는 시도는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분석 기술이 발달한 덕이다. 김 소장은 예전 기술로 사람의 마이크로바이옴을 분석하려면 6만대의 분석 장비가 필요하지만, 이제는 1대의 차세대염기서열분석장비(NGS)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개개인에게 맞춤형 식단을 제안하는 사업은 이미 해외에서는 성업 중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법적 규제로 인해 산업화가 난항을 겪고 있다.
김병용 천랩 연구소장이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한경우 기자]
김병용 연구소장은 "장내미생물 모니터링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적극적인 사업화 단계로는 나아가지 못했다"면서 "의사를 대면하지 않은 진단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의료법' 등의 규제가 산업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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