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호텔신라·LG·신세계…외국인 꽉 붙잡다
입력 2018-07-03 17:18  | 수정 2018-07-03 21:16
외국인 수급 불안에 코스피 심리적 지지선인 2300선이 깨진 가운데 외국인들이 지난 상반기 호텔신라와 LG, SK 등 일부 종목은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이 급락하는 상황에서도 외국인이 사들인 만큼 반등 시에는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3조7622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러한 대규모 매도세에 밀려 코스피는 올 초 2479.65에서 지난달 말 2326.13으로 153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사실상 투자자 수급이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이 1월부터 6월까지 호텔신라와 LG, 신세계, LG전자, 삼성SDS 등 39개 종목을 매월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상반기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호텔신라로 누적 순매수 규모는 4666억원에 달한다. LG와 신세계 또한 각각 4158억원, 3910억원을 순매수했고, LG전자(3320억원) 삼성SDS(3244억원) 기업은행(3050억원) SK(2593억원) 덴티움(1403억원) 휴켐스(484억원), 무림P&P(433억원) 등도 동반 순매수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패시브(인덱스) 매도가 주식시장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면 이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외국인 액티브 자금이 사고 있는 종목을 눈여겨봐야 한다"며 "외국인 액티브 자금은 한번 주식을 사 모으기 시작하면 꾸준히 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염동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과거 코스피가 한 달 동안 5% 이상 하락했을 때를 살펴보면 하락 구간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순매수한 종목은 반등 국면에서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며 "외국인과 기관 수급을 이용하는 방안도 효과적인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락장에서도 외국인이 오히려 지분을 늘리는 종목이라면 주가 조정 때 수익률 방어 차원에서 혹은 향후 반등 국면에서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논리다.
실제로 외국인이 올 상반기에 꾸준하게 사들인 39개 종목의 주가 등락률을 살펴본 결과 연초 이후 이날까지 평균 1.46%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8.3%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수익률이다. 39개 종목 가운데 14개 종목은 주가가 상승한 반면 25개 종목은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제지업체 무림P&P는 주가 상승률이 87.43%에 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무림P&P 주가는 6월 코스피 하락에도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였는데 이날도 2.29%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러한 상승세의 배경에는 결국 실적개선 기대감이 자리하고 있다.
무림P&P는 우드칩을 원재료로 인쇄용지, 산업용지에 사용되는 펄프를 생산하는데 최근 펄프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하나금융투자는 무림P&P의 올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7046억원, 9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9%, 117.9%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외국인이 올해 가장 많이 사들인 호텔신라도 31.33%에 달하는 수익률을 냈는데 지난 2분기도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한 호텔신라 2분기 매출액은 1조1054억원, 영업이익은 47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보다 22.9%, 177.7% 상승할 전망이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다이궁(보따리상)과 웨이상(대리 구매상)을 중심으로 높은 구매 비율과 구매단가가 이어지며 면세점 부문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31.8% 성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LG와 SK는 지주회사 저평가가 심해지는 국면에 접어들면서 올 들어 주가가 각각 12.01%, 23.62%씩 떨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을 통해 지주회사제도를 손질하겠다고 밝히면서 규제 우려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이다.
[정슬기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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