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안희정 첫 재판 지켜본 김지은…도지사와 수행비서 법정 재회
입력 2018-07-02 13:14  | 수정 2018-07-09 14:05


한때 도지사와 수행비서로 같은 정치적 목적을 품었던 두 사람이 법정에서 형사사건 피고인과 고소인 신분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혐의 재판 제1회 공판기일이 열린 오늘(2일), 재판이 시작하기 직전 법정 앞에 검은색 티셔츠와 재킷에 회색 바지를 입은 한 여성이 나타났습니다.

다소 창백한 표정의 김지은 씨는 시민단체 및 법원 관계자들과 함께 곧장 법정 안으로 들어가 방청석 가장 앞줄의 빈자리에 앉았습니다.

방청석에 앉은 김 씨는 45분가량 이어진 오전 공판 내내 자신이 가져온 노트에 재판에서 오가는 발언 내용을 적는 등 재판을 꼼꼼히 지켜봤습니다.


피해자 변호사 측은 지난달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김 씨가 직접 방청을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 씨는 이르면 오는 6일 공판기일에서 피해자 증인신문을 통해 재판부에 직접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습니다.

이 기일은 비공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편 재판에 출석한 안 전 지사는 재판 내내 거의 미동이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남색 정장과 흰색 셔츠에 노타이 차림으로 나온 안 전 지사는 피고인 출석 여부를 묻는 판사의 인정신문에 "예, 여기 나와 있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판사가 직업을 묻자 "현재 직업은 없습니다"라고 말했고, 판사는 "지위와 관련된 사건이므로 '전 충남도지사'로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차기 유력 대선 후보인 도지사로서 수행비서인 김 씨에 대해 절대적인 지위와 권력을 갖고 있었다고 강조하며 그가 갑의 위치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안 전 지사 측은 "검찰이 수행비서의 의미를 과장한다"며 "가령 모두가 '노'라고 할 때 수행비서는 '예스'라고 해야 한다는 식의 얘기는 수행비서의 적극성을 강조하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검찰이 공소사실 요지를 밝히며 "덫을 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사냥꾼", "권력형 성범죄 피의자의 전형적인 모습", "나르시시즘적 태도" 등 맹공에 나서자 안 전 지사는 안경을 벗어 안주머니에 넣고 눈을 감은 채 미동 없이 듣고 있었습니다.

고개를 반쯤 숙인 모습의 안 전 지사는 간혹 손을 입가에 갖다 대는 정도로 움직일 뿐 거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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