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8년간 시민 성금 14억원…'식민지역사박물관' 8월 문 연다
입력 2018-07-01 15:19  | 수정 2018-07-08 16:05

오는 8월 29일 경술국치 108주년을 맞아 개관하는 '식민지역사박물관'에 시민 기부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고액 기부자는 물론 가족 단위 기부자에 저금통을 깬 어린 학생까지, 박물관 건립위원회가 발족한 이후 8년간 14억 원 넘는 시민 성금이 모였습니다.

오늘(1일)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 18일까지 모인 성금은 14억5천만 원에 달합니다. 국내·외에서 약 5천명의 시민이 성금을 보내왔습니다.

개관을 앞둔 최근에는 기부가 더욱 늘고 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입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5월 23일부터 6월18일까지 525명(단체 포함)이 1만 원부터 2천만 원까지 총 9천여만 원을 건립기금으로 기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가족 단위 참여가 늘고 있는데, 이들의 기금에는 후세가 일제 강점기의 역사를 잊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담긴 것 같다"며 "연구소에 장기 근속한 상근자 일부는 퇴직금 전액을 기부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문환이·곽경택 부부는 2016년 10월 8일 결혼 5주년을 맞아 박물관 건립기금으로 36만5천 원을 전달했습니다. 이 부부가 해마다 진행 중인 '결혼기념일 기념 365기부'의 하나였습니다.

독립운동가 김남곤 선생의 후손 김분희 씨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국가배상 소송으로 받은 배상금 일부를 건립기금으로 후원했습니다.

배우 배성우 씨와 영화감독 임순례 씨의 기부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배 씨와 임 씨는 각각 2015년과 2017년 민족문제연구소 측에 건립기금을 전달했습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들의 이름을 보고 처음에는 '동명이인'인가 했다"며 "박물관에 관한 언론 보도 등을 보고 좋은 취지라고 생각해 조용히 기부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거액을 기부하고도 이름을 밝히지 않는 분까지 많은 시민이 기금을 보내주셨다"며 "다양한 계층에서 박물관 건립에 참여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10만 원 이상 기부자는 박물관 건립 발기인으로 등록됩니다. 이들의 이름은 식민지역사박물관 입구에 마련되는 '기억의 벽' 명판 위에 새겨집니다.

연구소 관계자는 "공적 자원 도움 없이 한국과 일본 시민들이 보내주신 자료와 기금으로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렇게 다양한 분들이 기증한 자료를 가지고 전체 근현대사 다루는 박물관은 최초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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