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2300 버티기…개인 배당펀드로 대피
입력 2018-06-29 17:39 
변동성이 커진 코스피 대응법을 모색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일제히 배당주 펀드에 베팅하고 있다. 증시가 흔들려도 든든한 배당이 주가안전판이 될 거란 기대감에 투자심리가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를 기점으로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여 배당을 많이 주는 기업에 대한 관심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1개월간 액티브 배당주 펀드는 설정액이 1497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액티브 펀드 전체 설정액은 고작 283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른 액티브 펀드 유형에서 설정액이 빠져나간 자리를 배당주 펀드 홀로 메운 셈이 됐다.
배당주 펀드는 연초 이후로도 설정액이 1964억원 늘어, 같은 기간 액티브 펀드 전체 설정액이 2468억원 줄어든 것과 대조를 이뤘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연초 이후 배당주 펀드가 스테디셀러처럼 꾸준히 관심을 끄는 분위기"라며 "증시가 큰 폭으로 요동쳤던 최근 한 달 동안 설정액이 늘어나는 속도가 더 빨라져 한동안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배당주 펀드에 쏠리는 관심은 수익률이 부진한 국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더 많은 주목을 끈다. 최근 1개월간 배당주 펀드 평균 수익률은 -4.79%에 그쳐 액티브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4.43%)에 비해 낮았다. 3개월 기준으로도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3.97%에 그쳐 액티브 펀드 평균 수익률(-3.89%)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연초 기준 배당주 펀드 수익률은 -6.5%여서 액티브 펀드 유형 중 수익률이 꼴찌였다. 배당주 펀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본 투자자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꾸준히 펀드 매입에 나선 셈이다.
이 같은 배경에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가 굴리는 신영밸류고배당 펀드 선전이 큰 몫을 했다. 이 펀드가 최근 한 달 동안 빨아들인 자금만 1144억원에 달한다. 3개월 기준으로도 1545억원이나 된다. 두 번째로 설정액 증가 속도가 빨랐던 KB액티브배당 펀드는 1개월간 설정액을 185억원 늘렸다. 사실상 신영밸류고배당 펀드가 배당주 펀드시장 전체를 홀로 견인하다시피 한 셈이다. 허남권 대표는 "미·중 무역분쟁을 비롯한 이벤트로 증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주식에 베팅하려는 수요가 안정적인 배당주 펀드에 쏠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03년 설정된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는 운용업계에서 배당주 펀드 대표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배당주 펀드 투자를 저울질하던 투자자들이 대표상품에 돈을 묻으려는 안정지향적인 성향을 보인 덕에 신영밸류고배당 펀드가 수혜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심리적 저항선인 '2300선'을 두고 일진일퇴를 벌이다 오후 들어 상승 반전에 성공했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51% 오른 2326.13에 마감했다. 코스닥시장 역시 장 초반 802.00까지 떨어지며 800선이 깨질 위기였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를 탔다. 지난 28일 장중 달러당 1124.00원까지 떨어졌던 원화값이 하루 만에 1115.50원까지 상승한 가운데 중국과 일본, 대만 증시가 일제히 오르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서는 SK하이닉스와 셀트리온이 각각 2.63%, 1.85% 올랐고 포스코(2.17%), 현대자동차(0.40%), 네이버(2.14%), 신한지주(0.70%) 등이 동반 상승했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실적과 무역수지 등을 고려했을 때 지금 달러화당 원화값은 일시적으로 지나치게 낮은 구간에 놓여 있다고 본다"며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점과 다음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소식 등을 감안하면 지수가 'V자형' 반등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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