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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봄날의 약속’ 감독 “강하늘, 입대 직전까지 열일”[인터뷰]
입력 2018-06-28 09:36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지구 멸망에 대한 재기 발랄한 해석과 독창적인 스토리로 평단을 사로 잡은 미스터리 판타지 ‘나와 봄날의 약속이 오늘(28일) 관객들과 만난다. 특히 개봉을 기념해 백승빈 감독과의 짧고도 굵은 인터뷰를 공개, 영화의 탄생부터 신선한 발상의 의도 그리고 강하늘에 대한 질문까지 깨알 같은 재미가 넘치는 감독의 답변들이 인상적이다.
앞서 언론배급시사와 일반시사 후 평단으로부터 기묘한 카타르시스 내뿜는 휴먼 호러” 올해 가장 실험적인 영화”, 괴상함과 독특함이 새로운 영화를 만들어 냈다” 종잡을 수 없는 새로움이 가득 채운 90분” 등의 평가를 받은 '나와 봄날의 약속'에 얽힌 비화를 들어본다.
Q. 이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는?
A. 어린 시절에 영화잡지를 보다가 거기서 <나와 봄날의 약속>이라는 제목을 가진 홍콩영화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금마장 영화제 수상작 목록에서 발견한 제목이었는데요, 당시 그 제목이 주는 느낌이 너무 좋아서 오랜 시간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그 영화가 지구멸망과 세계종말을 다룬 이야기면 재밌겠다,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게보면 그때가 이 영화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Q. 제목은 아주 로맨틱 한 느낌입니다. 제목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A. 영화에도 나오는 대사 입니다만, 제가 세계와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은 ‘어차피 다 망하니까, 같이 잘 망해야 된다. 아름답게 잘 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니다. 이미 존재했던 영화의 제목을 훔쳐(?)온 것이긴 하지만, 여기서 ‘봄날은 다시 태어나는 것, 다 망하고 난 뒤에 ‘리셋하자, 우리가 다 ‘리셋할 만한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해서 새로 시작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질문과 염원 같은 것을 담아보려고 했습니다.
Q. 그렇다면 선물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A.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생일선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이게 도대체 뭐지 할 만한 것 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간들에겐 정확하게 그들 자신의 마음을 건드리는 비밀과도 같은 것들입니다. ‘자, 이제 적어도 우리 두 사람만은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되었어, 그러니까 내일 당장 죽어도 너는 외롭지 않을 거야. 라는 위안 같은 것이죠.
Q. 외계인과 지구인의 설정은 어떤 의도로 하셨는지요?
A. 이 영화 속의 인간들은, 겉으로 봤을 땐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상 머릿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고 그래서 왠지 ‘그냥 다 망했으면... 이라는 바람으로 종말을 끌어당길 것 같은 사람들입니다. 결국, 이들이 만나는 외계인들은, 지구종말 전날에 그 인간들 각자가 불러낸 멸망과 종말에 대한 환상 같은 것으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감독님에게 ‘봄날이란?
A. 가끔 앉아서 쉴 수 있는 멋진 소파, 엎드려 잘 수도 있는 큰 책상, 이것이 다 들어가는 작업실이 걸어서 십분!! 내에 있는 집에 살 수 있게 되는 날이라면, '인생의 봄날'이라고 할 수 있지도 않을까 싶습니다.
Q. 강하늘씨는 영화를 보고 군대에 갔나요?
A. 아니요, 강하늘씨 본인 분량의 후시녹음을 마치고 며칠 뒤에 입대하셨던 기억이 나는군요. 끝까지 열일하시고 가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강하늘씨. (꾸벅)
한편, 지구 종말을 예상한 외계人들이 네 명의 인간들을 찾아가 마지막이 될 쇼킹한 생일 파티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미스터리 판타지 '나와 봄날의 약속' 오늘(28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난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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