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회현동 레스케이프 호텔 6층 로비. 국내 특급호텔에서 볼 수 있는 넓은 로비와 체크인 카운터가 없었다. "여기서 체크인이 이뤄집니다." 조종혁 레스케이프 마케팅 디렉터가 가리키는 곳에는 작은 방 모양의 리셉션 공간이 있었다. 가림막을 쳐서 투숙객이 '비밀스럽게'체크인할 수 있게 고안했다.
내달 19일 오픈을 앞두고 첫 공개한 신세계그룹의 첫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는 프랑스의 고풍스러운 호텔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빛을 가리는 두꺼운 암막커텐이 많았고, 공간은 간접조명을 주로 사용해 어두웠다. 이 호텔의 콘셉트는 프렌치 스타일 부티크다.
신세계그룹이 부티크호텔로 선보인 '레스케이프'는 204개 객실 중 80개 객실을 스위트로 운영한다. 부티크 호텔의 콘셉트에 맞게 204개 객실은 모두 다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모든 객실에 프랑스를 연상시키는 18세풍 그림과 패브릭 벽지, 에메랄드색과 붉은색 계열의 가구들이 놓이지만, 세부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다. 조종혁 디렉터는 "아시아와 유럽, 미주에서 자유여행하는 외국인 고객을 주 타켓으로 삼았다"고 했다. 객실가는 광화문 포시즌스, 장충동 신라호텔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레스케이프는 '문턱을 낮추는 호텔 레스토랑'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김 총지배인은 "일부만 즐기는 레스토랑으로 준비하지 않았다"며 "국내 분들이 먼저 즐기고, 입소문을 듣고 외국인이 찾을 수 있도록 기존 호텔 레스토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인근 조선호텔과 고객층이 겹치지 않겠냐는 지적을 내놨다. 이에 대해 김 총지배인은 "소공동 조선호텔과의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레스케이프는 밀레니엄 세대, 해외에서 온 여행객 중 새로운 것을 찾는 고객들이 좀 더 선호하는 호텔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텔 측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호텔 VIP와 면세점 VIP 간 제휴 서비스 등을 확대하고, 호텔을 VIP고객용 서비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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