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베일벗은 서울 속 프렌치 부티크…레스케이프 7월19일 오픈
입력 2018-06-26 19:18  | 수정 2022-05-09 13:12

지난 26일, 서울 회현동 레스케이프 호텔 6층 로비. 국내 특급호텔에서 볼 수 있는 넓은 로비와 체크인 카운터가 없었다. "여기서 체크인이 이뤄집니다." 조종혁 레스케이프 마케팅 디렉터가 가리키는 곳에는 작은 방 모양의 리셉션 공간이 있었다. 가림막을 쳐서 투숙객이 '비밀스럽게'체크인할 수 있게 고안했다.
내달 19일 오픈을 앞두고 첫 공개한 신세계그룹의 첫 부티크 호텔 '레스케이프'는 프랑스의 고풍스러운 호텔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모습이었다. 빛을 가리는 두꺼운 암막커텐이 많았고, 공간은 간접조명을 주로 사용해 어두웠다. 이 호텔의 콘셉트는 프렌치 스타일 부티크다.
신세계그룹이 부티크호텔로 선보인 '레스케이프'는 204개 객실 중 80개 객실을 스위트로 운영한다. 부티크 호텔의 콘셉트에 맞게 204개 객실은 모두 다 다른 디자인으로 설계됐다. 모든 객실에 프랑스를 연상시키는 18세풍 그림과 패브릭 벽지, 에메랄드색과 붉은색 계열의 가구들이 놓이지만, 세부 디자인이 조금씩 다르다. 조종혁 디렉터는 "아시아와 유럽, 미주에서 자유여행하는 외국인 고객을 주 타켓으로 삼았다"고 했다. 객실가는 광화문 포시즌스, 장충동 신라호텔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이 호텔의 가장 큰 특징은 5개에 달하는 레스토랑과 바다. 1930년대 상하이 개화기 시대에서 영감을 받은 중식당 '팔레드신'은 220석 규모를 자랑한다. 양식당에서 호텔 조식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호텔과 달리, 조식까지 운영하는 대표 레스토랑이다. 홍콩의 '모트32'의 셰프와 운영자들이 직접 메뉴개발 등에 참여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퀸스'의 수셰프로 근무한 손종원 셰프가 이끄는 양식당 '라망시크레', 영국 택소노미 소속의 바텐더 알렉스 크라테나 등이 컨설팅한 '마크 다무르'가 호텔의 간판이다. 서래마을에서 프리미엄 디저트 샵 '메종 엠오'에서 '르 살롱 바이 메종 엠오'라는 디저트 샵을 내고, 보광동의 '헬카페'가 정통 이탈리아식 클래식 카푸치노를 뽑아낸다. 10여년 이상 미식블로거 '팻투바하'를 운영해온 김범수 총지배인은 "하드웨어는 클래식하게 유지하는 반면, 서비스나 콘텐츠는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것들을 녹여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레스케이프는 '문턱을 낮추는 호텔 레스토랑'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김 총지배인은 "일부만 즐기는 레스토랑으로 준비하지 않았다"며 "국내 분들이 먼저 즐기고, 입소문을 듣고 외국인이 찾을 수 있도록 기존 호텔 레스토랑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했다"고 했다.
'애견사랑'으로 유명한 정용진 부회장의 취향을 반영한 부분도 눈에 띤다. 반려견 동반 고객이 묵을 수 있는 전용 객실층을 마련했고, 반려견 동반 고객 객실에는 레드닷디자인어워드 등을 수상한 하울팟 제품을 제공한다. 대표 레스토랑인 팔레드신에는 반려견 동반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테라스 공간을 확보했다.
일각에서는 인근 조선호텔과 고객층이 겹치지 않겠냐는 지적을 내놨다. 이에 대해 김 총지배인은 "소공동 조선호텔과의 카니발라이제이션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레스케이프는 밀레니엄 세대, 해외에서 온 여행객 중 새로운 것을 찾는 고객들이 좀 더 선호하는 호텔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호텔 측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호텔 VIP와 면세점 VIP 간 제휴 서비스 등을 확대하고, 호텔을 VIP고객용 서비스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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