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와 공급과잉 여파로 지역별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같은 도시 내에서도 택지지구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6일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평택·인천·제주지역은 미분양이 점차 늘고 집값 하락폭도 갈수록 확대하고 있는 반면, 이들 지역 내 택지지구(신도시)에는 청약자가 몰리고 집값도 오르고 있다. 주택을 포함해 교통·교육 등 모든 기반시설에 최근 트렌드가 적용된 데다 외부 시장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대규모 산업단지 등 자생력을 갖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기도 평택시의 경우 4월 말 기준 미분양(국토부 자료 참고)은 1080세대로 경기도에서 5번째로 많다. 악성으로 꼽히는 준공 후 미분양도 155세대에 달했다. 4월부터 입주에 들어간 한 아파트는 분양가보다 2000만~3000만원 낮은 가격에 나오고 있다. 잔금을 낼 여력이 없는 집주인들이 서둘러 손절매에 나서면서 이른바 '깡통아파트'가 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침체에도 아랑곳 없이 평택 고덕지구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지난해 고덕지구에서 분양한 4개 단지에는 경기도 전체 1순위 접수 건수의 31.2%인 11만7087건이 몰린 바 있다. 웃돈도 붙어 거래되고 잇다. '고덕신도시 제일풍경채' 전용 84㎡는 지난 5월 분양가 대비 3000만원 오른 4억1000만원대에 실거래됐다. 고덕지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다.
인천과 송도국제도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4월 말 기준 인천 내 미분양은 총 1311세대다. 같은 기간 송도가 속한 연수구 내 미분양은 없다. 5월 기준 인천시 송도동 아파트 시세는 3.3㎡당 1401만원(부동산114 자료 참고)으로 인천 전체 아파트 매매 평균(910만원) 보다 약 1.5배 비싸다.
제주도 역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여파가 지금까지 이어지며 5월 기준 미분양이 1260세대로 집계됐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분양된 8곳은 모두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반면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해동 그린앤골드' 전용 84㎡가 지난 3월과 4월 각각 8억5000만원, 8억3000만원(국토부 자료 참고)에 거래됐다. 이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값(7억2727만원, KB부동산 참고)을 웃도는 수준이다.
[디지털뉴스국 조성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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