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잘 때 내는 호흡음으로 수면 무호흡증 진단
입력 2018-06-26 13:01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팀과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이교구 교수팀이 환자의 호흡음 분석만으로도 수면 무호흡증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호흡기로 가는 공기 흐름이 막히면서 심하게 코를 골고, 일시적으로 숨을 쉬지 못하는 무호흡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말한다.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라서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면 중 뇌로 산소가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치료를 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하면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을 만큼 위험해 조기진단이 매우 중요한 질환 중 하나다.
하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야간수면다원검사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 병원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수면 패턴, 기도 상태를 정밀히 검사해야 하고 값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등 환자 입장에서 불편함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진단율이 낮아 조기 치료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수면 무호흡증이 식이, 운동, 음주, 흡연 등 라이프스타일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잘못된 생활습관을 꾸준히 바로잡으면서 정기적으로 수면 무호흡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쉽고, 간편하며, 저렴하게 시행할 수 있는 사전 스크리닝용 검사 방법이 없는 관계로 의사와 환자 모두 라이프스타일을 체계적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 현재의 실정이다.

이에 김정훈 교수 연구팀은 이교구 교수가 이끄는 음악오디오연구실 연구진과 함께 수면 무호흡증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수면 무호흡증이 있는 경우 일반인에 비해 코골이가 심하고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소리가 거칠며 호흡음이 불규칙하게 나는 등 잘 때 내는 소리에 차이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수면 중 발생하는 호흡음 및 코골이 소리를 통해 환자 스스로 간편하게 질환을 사전 스크리닝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2015년 11월부터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어 야간수면다원검사를 받은 환자 120명을 대상으로 호흡음 및 코골이 소리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 소리를 기반으로 특징점을 추출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진이 이용한 수면다원검사 데이터에는 진단에 필수적인 호흡의 정지와 감소, 호흡음 크기 변화 등 다양한 변화들이 순서대로 나타나있어 의학적 진단에 도움이 되는 질 높은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에 더해 진단 알고리즘의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뜨거운 머신러닝, 딥러닝 기법을 활용했고, 이를 통해 각 환자의 수면 단계를 분석하고 수면 무호흡증의 심각성까지 정확히 예측해냈다. 개발된 알고리즘은 4단계의 중증도 분류에서 88.3%, 2단계의 중증도 분류에서는 92.5%의 매우 높은 진단 정확도를 보이는 등 고무적인 성과를 보였다.
김정훈 교수는 "향후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힙입어 현재 개발된 수면 무호흡증 사전 스크리닝 진단 알고리즘이 실제 의료 현장에 도입된다면, 호흡음 녹음만으로 질환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어 환자 입장에서도 매우 편리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미 해당 기술에 대해 국내 및 국제 특허를 출원했으며, 지속적으로 기술을 고도화시키고 있어 향후 단순 진단에 더해 타 수면관리 플랫폼과 연동하거나 스마트폰,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휴대기기에 적용하여 수면의 질을 향상시킬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학술지(Biomedical Engineering)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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