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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일] 신태용호, 亞 아닌 韓 자존심 걸렸다
입력 2018-06-26 07:01 
한국은 오는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의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과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사진(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러시아 카잔) 이상철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은 아시아축구를 다시 보는 대회가 될 것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은 아니나 자신만의 색깔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란이 조별리그 탈락했다. 그렇지만 2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패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두를 경악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매서운 뒷심을 발휘해 이집트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1994년 미국 대회 조별리그 벨기에전(1-0) 이후 24년 만에 거둔 월드컵 본선 승리였다.
러시아와 개막전(0-5)에서 참패를 당했으나 우루과이전(0-1)부터 저력을 발휘했다. 그리고 기어코 이집트를 격파했다.
무득점 탈락할 것이라고 비웃음을 날렸다. 전반 51분 두 번째 페널티킥을 살만 알 파라즈가 성공시키더니 후반 50분 살렘 알 다우사리가 오른발 슈팅으로 극장골을 터뜨렸다.
이란도 대어를 낚을 수 있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앞세운 포르투갈과 팽팽히 맞섰다. 후반 8분 호날두의 페널티킥을 알리레자 베이란반드가 선방하더니 후반 48분 VAR에 의해 얻은 페널티킥을 카림 안사리파드가 성공시켰다.
곧이어 메흐디 타레미가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했지만 옆그물이 흔들렸다. 이 슈팅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면, 포르투갈의 탈락이었다. 이란에게 호되게 당한 포르투갈은 모로코와 극적으로 비긴 스페인에 B조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나마 B조 2위라도 차지한 게 천만다행이었다.

비록 이란은 조별리그 탈락했지만 스페이, 포르투갈을 맞아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업그레이드된 늪축구도 호평을 받았다. 이란은 조별리그에서 두 골만 허용했다. 또한, 모로코를 꺾고 20년 만에 월드컵 본선 승리의 기쁨을 누렸던 이란은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1승 1무 1패)을 거뒀다.
4년 전 브라질 대회에서 아시아는 망신을 샀다. 3무 9패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다들 각 조 최하위였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 대회에서 선전하고 있다. 콜롬비아를 격파하고 세네갈과 비긴 H조의 일본은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폴란드와 비기면 8년 만에 조별리그 통과다.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이 가장 인상적인 팀으로 꼽은 C조의 호주 또한 끈끈한 경기력으로 박수를 받고 있다. 프랑스에 분패했으며 덴마크와 비겼다. 무기력하지 않았다.
이번 러시아 대회에서 아시아의 선전과 거리가 있는 한국이다. 스웨덴, 멕시코에 잇달아 지면서 승점 0이다. 승점 1도 못 딴 팀은 한국을 포함해 이집트, 페루, 코스타리카, 튀니지, 파나마, 폴란드 등 7개국이다.
한국이 더 이상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킬 필요가 없어졌다. 일본을 비롯해 이란, 호주, 사우디아라비아가 체면을 세웠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했지만 다 지난 일이다. 자존심도 상처가 났다. 한국은 자기 앞가림만 해야 하는 꼴이다.
월드컵 아시아 최다 출전(10회) 및 최고 성적(준결승)을 자랑하는 한국이나 과거의 영광일 뿐이다. 오늘날 초라한 모습이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이후 28년 만에 전패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을 위기다.
하필 조별리그 최종전 상대도 독일이다. F조 최대 난적이다. 16강행을 확정한 독일이 힘을 빼고 만나기를 바랐으나, 불투명한 16강 진출권을 따기 위해 잔뜩 힘을 모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마지막 투지는 눈부셨다. 한국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16강의 기적, 그 이전에 한국축구의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을까. ‘너만 잘하면 돼. 아시아축구가 한국축구에 전하는 메시지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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