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구할 때만 영웅, 나중에는 나 몰라…방치된 '의인 추모비'
입력 2018-06-25 19:30  | 수정 2018-06-25 20:09
【 앵커멘트 】
다른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우리는 의인이라고 부르며 그 희생을 기립니다.
그런데 의인을 기리기 위한 추모비는 정작 관리가 엉망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8년 하수도 공사 중 물에 빠진 동료를 구하다 숨진 이승국 씨.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이 씨는 당시 의인으로 선정되고, 추모비까지 세워졌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추모비는 어떤 모습일지 찾아가 봤습니다.

추모비는 풀숲에 가려져 찾기가 어려운데도 주변엔 안내표지판도 하나 없습니다.


▶ 스탠딩 : 강세현 / 기자
- "없는 길을 따라 들어오면 추모비 주변에는 쓰레기가 버려져 있고, 비석에는 이끼가 자랐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 인터뷰 : 김순태 / 서울 반포동
- "여기 오래 살았는데 알지 못했고…. 공공을 위해서 돌아가신 분들이니까 관리가 잘 됐으면…."

다른 의인들의 추모비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한강에 빠진 시민들을 구하다 숨진 의인들의 추모비는 깨져 있고, 오물까지 묻어 있습니다.

서울에는 총 13개의 의인 추모비가 있는데, 관리 상황은 대부분 비슷합니다.

게다가 서울시 홈페이지엔 추모비 위치 등에 관한 정보도 전혀 없어, 찾아가기도 힘듭니다.

관리해야 할 지자체는 추모비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구청 관계자
- "어떤 추모비요? 표지석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것은 딱히 어디라고 말하기가 그런데…."

고귀한 희생을 잊고 지냈던 건 아닌지 되돌아볼 때입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 accent@mbn.co.kr ]

영상취재 : 배완호,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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