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시계' 사건과 관련해 이인규(60)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배후로 지적하며 검찰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 전 부장은 25일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원 전 원장은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조사 약 2주 뒤인 2009년 5월 13일에 SBS가 "노 전 대통령 측이 논두렁에 시계를 버렸다"고 보도했고 해당 보도가 나간 10일 뒤 고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이 전 부장은 지난 2009년 4월22일 KBS의 '시계 수수 의혹' 보도 배후를 국정원 대변인실로 특정했다. 그는 "여러 경로를 통해 그동안의 보도 경위를 확인해봤고 그 결과 해당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하여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5년에도 "논두렁 시계 보도 등은 국정원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며 "국정원의 당시 행위는 빨대(언론의 익명 취재원을 의미하는 속어) 정도가 아니라 공작수준에 가깝다"고도 발언했었다.
이 전 부장의 갑작스런 해명은 지난 19일 그가 미국에 머무르고 있는 모습이 포착, 언론에 그의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미국 내 대표적인 한인 커뮤니티 '미시 USA'에는 "(이 전 부장이) 미국 버지니아주 애넌데일 한 중국 음식점에서 아내, 딸과 밥을 먹는다"는 글과 함께 사진 2장이 올라왔다.
지난 24일에는 이 전 부장에 대한 검찰 소환을 촉구하는 1인 피켓 시위사진이 같은 커뮤니티 홈페이지에 등장했다. 교민이 들고 있던 피켓에는 "이인규 보고 있나? 공소시효 끝났다고 끝난 게 아니다! 논두렁 시계 조작사건 네가 했냐? 맹박(이명박 전 대통령)이냐? 워싱턴 동포를 물로 보냐? 이인규! 끝까지 쫓아간다! 워싱턴 동포들"이라고 적혀있었다.
[디지털뉴스국 조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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