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공사를 따내기 위해 접대를 하던 건축업자에게 숟가락을 던져 상처가 나게 한 의사가 상해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범행도구로 사용된 숟가락이 특수상해죄에서 규정한 위험한 물건인데도 불구하고 상해죄로 기소한 것 자체가 선처라며 검찰 기소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부산지법 형사8단독 송중호 부장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의사 A 씨(58)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11월 부산의 한 식당에서 접대를 받던 중 특별한 이유 없이 욕설을 내뱉으며 동석한 건축업자 B 씨(52)에게 숟가락을 던져 이마가 1.5㎝ 찢어지는 상처를 입혔다. 이날 A 씨는 신축 병원 시공권을 따내려는 B 씨로부터 종일 골프와 식사 접대를 받던 중이었다.
송 판사는 "A 씨는 자신을 접대하던 건축업자에게 사실상 '갑'의 지위에서 폭력을 가해 상해에 이르게 했고 범행도구인 숟가락은 법정형 하한이 징역 1년인 특수상해죄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어 단순 상해죄로 기소된 것 자체가 지극한 선처"라고 지적했다.
실제 A 씨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특수상해죄로 입건돼 검찰에 송치됐으나 수사 검사가 피해자 B 씨로부터 합의서를 받고 죄명을 바꿔준 것으로 재판부는 판단했다.
송 판사는 이어 "숟가락에 맞은 B 씨 이마가 움푹 파이고 피도 상당히 흘러 죄질 자체가 무겁다"면서 "이전에도 음주 상태로 비슷한 상해죄를 저지르는 등 재범 가능성이 상당하고 치료비 변상 등 피해 회복 노력을 보이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며 애초 재판부가 정한 약식 벌금 100만 원보다 많은 벌금 200만 원을 선고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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