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등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재벌과 투자은행 대표 등 프랑스 '갑부'들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사회적 약자들을 등한시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마크롱은 법인세 인하와 노조의 권한 약화 등을 추진하면서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은퇴 후 세계 미술 시장의 '큰 손'으로 꼽히는 프랑수아 피노(80)입니다.
피노는 22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 주말판 인터뷰에서 "마크롱은 서민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가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는 방향으로 프랑스를 끌고 가는 것이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전 재산이 190억 유로(25조원 상당)에 달하는 피노는 은퇴 후 현재는 미국 뉴욕에 거주하며 미술품 수집과 문화재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가 2001년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준 케어링 그룹은 구찌를 비롯해 발렌시아가, 생로랑 등의 브랜드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우파)과 절친한 사이인 피노는 2012년 대선에서는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좌파)에게 표를 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프랑스계 글로벌 투자은행 대표도 마크롱 정부의 불평등 해소 노력이 미흡하다고 비판했습니다.
라자르 프랑스법인의 마티유 피가스 대표는 경제지 레제코와 인터뷰에서 "마크롱의 정책들은 사회적 측면이 부족하다.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정책이 없다"면서 "빈곤과 교육 확대, 가난한 지역을 위한 정책은 대체 어디 있는가"라고 쏘아붙였습니다.
피노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의 최상류층으로 꼽히는 피가스는 중도좌파 성향의 유력지 르몽드의 대주주 중 한 명입니다.
내로라하는 갑부들이 대통령을 비판하자 마크롱의 최측근이 발끈했습니다.
마크롱이 창당한 집권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의 하원 원내대표인 리샤르 페랑 의원은 트위터에서 "억만장자들만이 남들을 잘 이해할 수 있지요"라고 비꼬았습니다.
투자은행 로스차일드에서 기업인수합병(M&A) 전문가로 승승장구했던 마크롱은 집권 뒤 법인세 인하, 부유세 축소,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추진하면서 반대파로부터 '부자들의 대통령'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최근에는 그가 "프랑스가 사회보장에 미친 듯이 돈을 퍼붓고 있다"고 발언한 영상이 공개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