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미국의 로봇개발업체인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300만 달러의 지분투자를 결정하며 공격적인 로봇사업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LG전자가 해외 로봇개발업체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기업용 로봇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LG전자는 22일 "로봇 기술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관련 사업기회도 모색할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의 투자 결정을 공개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보사노바 로보틱스'는 지난 2005년 설립돼 북미시장에서 컴퓨터 비전(로봇에 시각 능력을 부여하는 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실시간 매장관리 로봇 및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보사노바 로보틱스가 개발한 매장관리 로봇의 경우 미국 월마트 내 50개 매장에서 운영될만큼 상업화에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로봇들은 매장을 돌아다니며 선반에 놓인 제품의 품절 여부, 가격표나 상품 표시의 오류 등을 찾아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로봇 사업을 미래 사업의 한 축으로 삼고 올초 세계 최대 ICT 전시회인 'CES 2018'에서 야심차게 서빙·포터·쇼핑카트 로봇 등 새로운 콘셉트의 로봇 3종을 공개했다. 이를 전후로 로봇 전문업체와 스타트업, 대학, 연구소 등 외부와의 협력 역시 대폭 강화하는 흐름이다. 회사는 지난해 웨어러블 로봇 스타트업인 '에스지로보틱스'를 시작으로 올해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 인공지능 스타트업 '아크릴',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등에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로보스타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주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자동차 등의 생산공정에서 사용되는 스카라로봇, 원통좌표로봇 등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지난달 지분 10%를 확보한 '아크릴'은 은 로봇 핵심기술 가운데 하나인 '감성인식' 분야에서 기술력을 확보한 업체로 알려졌다.
LG전자 관계자도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스타필드 하남 등지에서 로봇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술 등을 바탕으로 로봇 제품군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협력으로 미래사업인 로봇기술의 경쟁력을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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