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잇따른 붉은 불개미 유입, 방역망 뚫리면 피해가…
입력 2018-06-21 16:54 
부산항에 또 붉은불개미 10마리 발견 [사진출처 = 연합뉴스]

최근 국내 주요 항만에서 외래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붉은불개미는 생태계를 교란하고 전기설비 등을 망가뜨리며 농작물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워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인명 피해까지 발생시키므로 국내 정착을 막기 위한 철저한 방역 대책이 시급하다.
남미 중부지역이 원산지인 붉은불개미는 1982년 이후 2000년까지 미국 남부, 푸에르토리코, 바하마, 버진제도 등 주로 미주 대륙으로 번졌다.
2001년부터는 호주, 뉴질랜드, 대만, 말레이시아, 중국 등 아시아권으로까지 확산,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이미 붉은불개미가 정착한 국가가 14개에 이른다.
지난해 9월 28일 부산항 감만부두에서 국내 처음으로 25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다음날에는 10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개미집이 발견됐다. 여왕개미가 번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부두 전체를 뒤졌지만 여왕개미는 찾지 못했다. 정부는 여왕개미가 방역 과정에서 죽은 것으로 결론짓고 11일 만에 부두 운영을 정상화했다.

올해 5월 30일에는 부산항으로 수입된 중국산 건조 대나무를 담은 컨테이너 안에서 2마리가, 이달 18일에는 평택항컨테이너터미널 야적장 바닥 콘크리트 틈새에서 20여 마리가 각각 발견됐다.
붉은불개미는 떼를 지어 가축 등을 무차별로 공격한다. 전기설비에 침입해 전선을 갉아 산업시설 등에 피해를 준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60억 달러(6조7000억원)에 이르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붉은불개미는 독성도 강한 편이어서 사람이 물리면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3일 긴급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국무조정실장이 주재하는 태스크포스를 설치하는 등 범정부 대책을 마련했다.
정부가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붉은불개미 침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우리나라는 교역물량의 99%를 해상수송에 의존해 매일 수많은 컨테이너가 전국 항만을 통해 들어오고 트레일러에 실려 전국 각지로 수송된다.
한곳이라도 구멍이 뚫린다면 엄청난 번식력 때문에 확산은 시간 문제다. 여왕개미 한 마리는 하루에 최대 1000개 이상 알을 낳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농축산물은 검역대상이지만, 빈 컨테이너는 화물이 아닌 용기라는 이유로 아무런 검역절차를 거치지 않고 배에서 내려져 부두에 쌓였다가 국내 수출업체에 전달된다. 사실상 검역 사각지대에 있다.
선사들이 이러한 컨테이너에 대해선 출발국에서 미리 청소와 소독을 하도록 하고 증명서를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류동표 상지대 산림학과 교수는 "미국, 중국, 호주는 10년 이상 방재를 하지 못했고 뉴질랜드도 많은 인력을 투입해 방제하는 데 5년 이상 걸렸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성급하게 판단해선 안 된다"며 "외국에서 컨테이너가 계속 이동하고 있어 주기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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