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中증시 휘청…내수 활성화정책에 베팅을
입력 2018-06-20 17:48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격화하고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중국 증시가 약 2년에 걸친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중국 증시에 뛰어들었던 국내 투자자의 불안도 깊어 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중국 증시가 변동성을 지속할 수 있다고 전망하며 중국에 투자할 때 내수주 중심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했다.
20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7% 오른 2915.73으로 마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나흘 연속 하락을 거듭하며 지난 19일 2016년 9월 이후 처음으로 3000선이 붕괴됐으나 이날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상하이종합지수는 이달 들어 5% 넘게 하락했고, 연초보다는 12% 떨어졌다. 마찬가지로 나흘 연속 떨어진 홍콩 H지수도 이날 반등했으나 1만1000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홍콩 H지수는 이달에만 4% 하락했다.
최근 중국 증시 하락은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하반기 중국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중국이 보복관세 부과에 나서면 추가로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중국도 반격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켰다. 일각에서는 자칫 미·중 무역분쟁이 글로벌 경기에 불확실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정치적 이슈이고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불씨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시장 변동성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조 센터장은 "중국 A주 상장사 기준으로 올해 이익은 전년보다 1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약 11%로 전망한다"며 "중국 기업의 펀더멘털은 양호하기 때문에 주가 조정을 받더라도 상하이종합지수가 3000 이상을 회복하고 변동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상하이종합지수 주가순자산비율(PBR) 평균은 1.9배였는데 현재는 1.5배에 불과하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 부과에 상당히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양국이 극단적으로 무역전쟁을 진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상장사 이익이 견조하며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어 추가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찐링 KB증권 연구원은 "5월 중국 고정자산투자·소매판매·산업생산 증가율이 전월보다 감소한 데다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하반기 중국 경제성장은 상반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금융 리스크 방지 정책 기조 아래 인프라스트럭처와 지방정부 프로젝트가 일부 연기될 가능성과 굴뚝산업에 대한 구조 개혁 등이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최 연구원은 중국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대비해 내수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아직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여력이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 연구원은 "향후 내수 활성화 정책으로 2자녀 정책 전면 완화, 중국 내 면세품목 범위와 시내 면세점 지역 확대, 개인소득세 징수 기준 상향 조정 등이 예상된다"며 "중기적으로 지급준비율 인하, 내수 부양 정책 실시로 경기 둔화를 방어하고 9월 A주의 MSCI EM 추가 편입, 10월 19차 4중전회 등 일정이 남아 있어 중국 시장은 4분기로 가면서 점진적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올해 1~2회 지준율 인하를 추가 단행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도 "정책 당국이 경기와 금융시장 안정 수단으로 지준율 인하 등 통화정책을 활용할 수 있어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찐링 연구원은 대내외 환경 변화가 단기에 바뀌기 힘든 상황이므로 중국에 투자할 때는 내수 방어주 위주로 접근하라고 권고했다. 최 연구원도 중국 내수 활성화 정책 방향이 확실해지면 헬스케어·음식료·여행·레저 업종이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봤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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