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스코 차기 CEO 후보 면접 임박…"관전 포인트는 역량·족보·정치"
입력 2018-06-20 14:46  | 수정 2018-06-21 14:32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재계 6위 포스코그룹을 이끌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의 면접 대상자가 20일 결정될 예정이다. 철강업계와 재계의 시선은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역량과 과거 배경에 쏠린다. 최근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정치권의 목소리가 회장 선임 절차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20일 포스코 안팎에 따르면 CEO 승계카운슬은 이날 8차 회의를 열고 5명 내외의 면접 대상자를 선정, 사외이사 전원이 포함된 CEO후보추천위원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CEO후보추천위원회의 면접을 통해 선정된 1명의 최종 후보는 이달 중 이사회에서 포스코 사내이사로 선임되고, 다음달 27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CEO로 선임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10여명의 하마평이 나돌고 있다. 현직 포스코그룹 경영진 중에서는 오인환·장인화 포스코 사장,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 조청명 포스코플랜텍 사장,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이 유력하다. 전직 사장으로는 김준식·황은연 전 포스코 사장이 있다. 외부 인사로는 구자영·정철길 전 SK이노베이션 부회장과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 조석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이름이 올랐다.
이르면 다음주 초 최종 후보자 1명이 결정될 예정이지만, 면접 대상자 수의 2배에 달하는 하마평이 나도는 이유는 승계카운슬이 후보군을 압축하면서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EO로 지원한 후보자들 조차 현재 압축된 후보군에 본인이 포함됐는지 여부를 통보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후보자 개인의 명예와 공정성을 제고하고 불필요한 외압 가능성, 후보간 갈등 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문만 무성한 상황에서 후보자의 역량과 배경, 정치권의 영향력 행사 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포스코는 지난 4월 승계카운슬의 첫 회의 소식을 알리며 ▲세계 경제 환경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글로벌 경영역량 ▲그룹 발전과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혁신역량 ▲철강·인프라·신성장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 및 추진역량 등을 차기 CEO가 갖춰야 할 '포스코그룹의 100년을 이끌어 갈 수 있는 혁신적인 리더십'으로 규정한 바 있다. 이를 놓고 포스코그룹에서 경영진에까지 오른 인사들에 높은 점수가 매겨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포스코 순혈주의'를 포함한 '족보 논란'을 제기하고 있다. 역대 포스코 회장은 김만제 전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포스코 내부 출신이었다. 또 역대 회장 대부분 서울대를 졸업했다. 실제 하마평에 오른 후보 중 경북대 출신인 오인환 사장, 부산대 출신인 최정우 사장, 성균관대 출신인 황은연 전 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서울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최근 포스코 차기 CEO 선임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정치권이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여부에도 업계의 시선이 집중된다. 과거 정권 때 포스코 회장 자리가 정권의 전리품으로 여겨지는 것으로 볼만한 상황이 자주 발생해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포스코 회장이 물러난 게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헤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포스코가 거론됐다. 이 논란은 새 정부가 출범한 뒤까지 포스코를 괴롭혔다.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 순방단에 CEO가 포함됐는지 여부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포스코가 여자 배드민턴팀을 창단해 관리를 더블루K에 맡기라는 최순실 씨의 요구를 거절한 황은연 전 사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현재 여당도 과거의 전철을 밟는다는 우려를 살만한 모습을 보인다는 점이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부실 경영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사외이사들이 포스코의 혁신을 짊어져야 할 CEO를 선출하려고 한다"며 "포스코는 CEO 승계카운슬을 잠정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권오준 현 회장을 겨냥한 발언이지만, 포스코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권 회장에게 부실 경영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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