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경주(카레이싱) 중에 일어난 사고를 일반 교통사고로 위장해 수천만원대 보험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혐의로 아마추어 카레이서 이모(44)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14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 사이 강원도 인제군에 있는 한 자동차경주장에서 카레이싱을 즐기다가 사고를 내고는 이를 일반 교통사고로 위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경주장 서킷내 주행사고로 부서진 차량을 인적이 드물고 가드레일이 설치된 인근 국도변으로 옮긴 뒤 주변에 파손물을 흩뿌려 일반 사고로 위장하는 수법을 썼다. 현행 자동차보험 약관상 자동차 경기중이나 경기연습 중에 발생한 사고는 보상받을 수 없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경찰 조사결과 피의자들은 3년에 걸쳐 총 2억3000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고 보험회사들로부터 약 80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또 피의자들은 주로 30대에서 40대 초반의 자영업자 또는 회사원으로 해당 경주장에서 소정의 교육을 수료한 아마추어 카레이서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보험사기가 의심된다는 한 보험사의 제보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으며 동종 범행이 다수 있었던 정황을 포착해 인제 경주장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를 벌여 이들 범행을 적발했다. 피의자들은 "고가 외제 차 수리비 부담이 크던 차에 주변에서 이 방법을 권유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경찰은 이씨가 가짜 교통사고를 만들 때 도왔던 지인 A씨도 사기방조 혐의로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슷한 위장 사고 보험사기가 다른 지역 경기장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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