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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카고’ 박칼린 “춤에서 자유로워질 때까지 무대에 오르고파”
입력 2018-06-15 07:01 
뮤지컬 `시카고`에서 벨마 켈리 역을 맡은 박칼린. 사진ㅣ유용석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신영은 기자]
박칼린(51)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대한민국 뮤지컬 음악감독 1세대라는 수식어다. ‘배우란 수식어보다는 ‘음악감독이란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그가 뮤지컬 ‘시카고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 관객들에게 돌아왔다.
뮤지컬 ‘시카고는 남편과 동생을 살해한 뒤 교도소에 들어와 언론의 관심을 끄는 보드빌(통속적인 희극과 노래, 춤을 섞은 쇼) 배우 출신 죄수 ‘벨마 켈리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불륜남을 살해한 죄로 수감된 코러스걸 ‘록시 하트의 이야기다. 국내에선 2000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 14번째 시즌을 올렸다.
박칼린에게 ‘시카고는 조금 특별한 작품이다. 박칼린은 ‘시카고의 대본을 번역한 사람이고, 2013년까지 뮤지컬 ‘시카고의 음악감독으로 음악을 지휘해 왔다. 그런 그이기에 뮤지컬 ‘시카고에 벨마 켈리 역으로 출연하는 것은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사실 생각지도 못했던 역할이었어요. 제가 배우로서 연기하고 싶어 한 역할들이 있는데 이 작품은 아니었어요. ‘벨마 켈리는 리스트에 없던 배역이었기 때문에 처음에 의뢰가 왔을 때 놀랐죠. 그래도 제작사 쪽에서 아무 생각 없이 제안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노력해서 오디션을 보자는 마음이었어요.”
박칼린은 배우로서 뮤지컬 ‘시카고 무대에 서기 위해 신인의 자세로 오디션에 임했고, 당당히 합격해 ‘벨마 켈리가 됐다.
음악감독으로 ‘시카고 무대에 서긴 했지만, 음악감독은 대사 몇마디를 하는 것 뿐이에요. 배우가 하는 연기와 비교해선 안 되죠. 전 스태프와 배우의 일을 엄격하게 분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전 연출님에게 지시 받은 대로 연기하려고 해요.”
뮤지컬 `시카고`의 벨마 켈리 역을 맡은 박칼린은 아직 춤이 성에 차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ㅣ유용석 기자
뮤지컬 ‘시카고 음악감독 출신 뮤지컬 배우 박칼린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말을 잘 듣는 것”이라고 즉답했다.
스태프들은 나름의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어가기 위해 배우들에게 지시해요. 그런데 제가 다르게 생각해서 움직이면 작품에 불필요한 요소가 많아져요. 스태프를 믿고 맡기면 뮤지컬 배우로서 내가 이 작품을 잘하게 끔 잘 만들어줘요. 신뢰가 간 이후에는 믿고 맡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시카고는 춤과 노래, 연기 삼박자를 고루 갖추어야 할 수 있는 작품. 음악감독 출신으로 누구보다 ‘시카고를 잘 알고 있는 박칼린이지만 그는 아직 제 자신에게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스스로에게 쓴소리를 내뱉었다.
연기자들은 그런 게 있어요. 생각을 많이 안하더라도 몸이 움직여져야 해요. 전 ‘시카고 지휘는 자다 깨어서도 바로 할 수 있는데 아직 ‘시카고의 춤은 그렇게 안됐어요. ‘칼린의 양이 차려면. 아직은 제가 하고 싶은 만큼 못하고 있어요.”
박칼린은 뮤지컬 배우로서 ‘시카고 무대가 끝날 때까지 어떤 각오로 무대에 오를까.
모든 작품이 저한텐 같고, 아마 어떤 배우든지 같은 답을 할 거예요. 좀 더 잘하고 싶어요. 벨마는 제가 해왔던 작품 중에 가장 양에 덜 차는 것 같아요. 춤을 춰야 하기 때문이죠. 시작할 때부터 각오는 같아요. 이 춤으로부터 자유로워질 때까지 하겠다.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 나머지 배우들과 앙상블에게 스스로 미안하지 않게끔 할 수 있는 공연이 한 회라도 있게끔 하고 싶어요.”
박칼린의 배우 변신을 만날 수 있는 뮤지컬 ‘시카고는 오는 8월 5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shiny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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