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금리인상' 자금이탈 직격탄
예상됐던 악재였지만 증시에 미친 충격이 컸다. 14일 새벽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직후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대거 매도 공세가 나타나면서도 코스피가 장중 한때 2420대까지 밀렸다. 여기에 미·북정상회담 차익 매물까지 겹치면서 한국 증시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으로 빠졌다. 경협주를 비롯한 대형주들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35포인트(1.84%) 떨어진 2423.48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달 31일(2423.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날보다 17.97포인트(0.73%) 내린 2450.86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에 낙폭을 키우며 장중 2427.8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개인이 5021억원을 매수할 동안 외국인이 4703억원을, 기관이 537억원을 순매도한 결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날 새벽 금리 인상과 함께 올해 두 번 이상 추가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시사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확연해졌다. 통상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한국 등 신흥국들과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진다. 외국인 투자금은 신흥국을 떠나 미국 시장으로 돌아간다. 앞서 인도·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등이 금리를 올린 것도 이 같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수순이었다.
다만 2016년 이후 미국 금리 인상기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그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준이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6월·12월, 올해 3월까지 총 다섯 차례 금리를 올렸지만 다음 날 코스피는 평균 0.15% 상승했다. 하락하더라도 낙폭은 1%가 채 안 됐고, 지난 3월에는 오히려 코스피가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코스피가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 상황은 판이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물 폭탄이 나왔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세를 유지해 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1일 이후 3거래일째 순매도를 보이더니 14일에는 5000억원 가까이 매물 폭탄을 내놨다. 이는 지난달 31일 690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후 9거래일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는 예상했지만 문제는 금리 인상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빨라졌다는 점"이라면서 "외국인들에게 한국 시장은 유동성 확보가 쉽다는 점에서 한국은행도 고민에 빠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 센터장은 "미·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등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코스피는 2400 선에서 2500 초반 박스권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2분기 실적발표 시즌까지는 관망세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날 코스피가 다른 아시아 신흥국 증시보다 더 많이 빠진 데는 미·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실망 매물 탓도 크다는 분석이다. 미·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가 크게 진전했지만 실제 협상 내용보다는 오히려 한미 군사훈련 축소 논란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협주들이 대거 하락한 것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27.77포인트(0.99%) 하락한 2만2738.61로 마감했고, 대만·말레이시아·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도 0.3~0.5%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반면 2%가량 낙폭을 키운 국내 증시에서는 업종별로 경협주가 많이 포함됐던 건설·비금속·운수장비 업종주들 낙폭이 3~4%로 컸다.
[한예경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예상됐던 악재였지만 증시에 미친 충격이 컸다. 14일 새벽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한 직후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의 대거 매도 공세가 나타나면서도 코스피가 장중 한때 2420대까지 밀렸다. 여기에 미·북정상회담 차익 매물까지 겹치면서 한국 증시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폭으로 빠졌다. 경협주를 비롯한 대형주들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5.35포인트(1.84%) 떨어진 2423.48에 마감됐다. 이는 지난달 31일(2423.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날보다 17.97포인트(0.73%) 내린 2450.86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에 낙폭을 키우며 장중 2427.8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개인이 5021억원을 매수할 동안 외국인이 4703억원을, 기관이 537억원을 순매도한 결과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날 새벽 금리 인상과 함께 올해 두 번 이상 추가로 금리를 올리겠다고 시사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확연해졌다. 통상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한국 등 신흥국들과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진다. 외국인 투자금은 신흥국을 떠나 미국 시장으로 돌아간다. 앞서 인도·인도네시아 중앙은행 등이 금리를 올린 것도 이 같은 외국인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한 수순이었다.
다만 2016년 이후 미국 금리 인상기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그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 연준이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6월·12월, 올해 3월까지 총 다섯 차례 금리를 올렸지만 다음 날 코스피는 평균 0.15% 상승했다. 하락하더라도 낙폭은 1%가 채 안 됐고, 지난 3월에는 오히려 코스피가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번에도 코스피가 크게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장 상황은 판이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물 폭탄이 나왔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매수세를 유지해 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1일 이후 3거래일째 순매도를 보이더니 14일에는 5000억원 가까이 매물 폭탄을 내놨다. 이는 지난달 31일 690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후 9거래일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는 예상했지만 문제는 금리 인상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빨라졌다는 점"이라면서 "외국인들에게 한국 시장은 유동성 확보가 쉽다는 점에서 한국은행도 고민에 빠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 센터장은 "미·북정상회담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는 등 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코스피는 2400 선에서 2500 초반 박스권을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2분기 실적발표 시즌까지는 관망세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이날 코스피가 다른 아시아 신흥국 증시보다 더 많이 빠진 데는 미·북정상회담 결과에 따른 실망 매물 탓도 크다는 분석이다. 미·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가 크게 진전했지만 실제 협상 내용보다는 오히려 한미 군사훈련 축소 논란 등으로 이어지면서 경협주들이 대거 하락한 것이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날보다 227.77포인트(0.99%) 하락한 2만2738.61로 마감했고, 대만·말레이시아·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도 0.3~0.5%대 하락률을 나타냈다. 반면 2%가량 낙폭을 키운 국내 증시에서는 업종별로 경협주가 많이 포함됐던 건설·비금속·운수장비 업종주들 낙폭이 3~4%로 컸다.
[한예경 기자 / 정우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