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오늘(11일) 북한이 관영매체들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고위급의 전용기 이용 사실을 솔직하게 공개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고 지도자가 타국 항공기를 이용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장소인 싱가포르로 떠난다는 사실을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로 보입니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 등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조미(북미)수뇌상봉과 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시기 위해 10일 오전 중국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하시었다"면서 "경애하는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환송 나온 당 및 정부 지도간부들과 인사를 나누시고 중국 전용기에 오르시였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 날 1·2면에 걸쳐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출발과 싱가포르 도착 직후 리센룽(李顯龍) 총리의 영접을 받는 등의 장면을 담은 컬러사진 16장을 게재했습니다.
이 사진에는 김정은 위원장 뒤로 중국 국적기임을 뜻하는 '에어 차이나(AIR CHINA)'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새겨진 전용기가 보입니다. 김 위원장이 이 전용기 트랙 위에서 배웅 나온 당·정·군 고위간부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모습 옆으로 기체 동체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선명하게 찍혀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2시 36분쯤 이 전용기를 타고 북미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로 한 담판을 앞두고 외국 국적기를 이용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알린 것은 여러 측면에서 파격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매체가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사실을 하루 늦게 보도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북한은 최근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한 김정은 위원장이 모두 평양으로 귀환한 이후 방중 사실을 보도했습니다. 두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보도 시점은 상당히 빠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집권 이후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한 최고지도자의 '광폭행보'를 적극적으로 선전하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