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빚내서 투자` 과열 주의보
입력 2018-06-05 17:40  | 수정 2018-06-05 20:07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재차 돌파했다. 지지부진한 증시 흐름에도 불구하고 남북 경협주가 테마주로 떠오르면서 좀처럼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한 달간 신용거래액 증가 상위 종목을 남북 경협주가 대거 휩쓸며 과열 양상을 드러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신용거래 융자 잔액은 12조538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1월 초 9조8935억원에 비해서는 27.1% 증가한 수치다. 3월까지만 해도 11조원대에 머물렀지만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가시화한 지난 4월 중순 이후 줄곧 12조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신용거래는 개인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향후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투자 행태지만 최근에는 이슈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남북 경협주를 위주로 신용 거래가 집중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한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늘어난 상위 10종목 가운데 8종목은 남북 경협주로 분류된다. 현대건설은 신용거래 잔액이 1477억원 늘어나 가장 규모가 컸고, 현대엘리베이터(334억원)와 현대제철(332억원)이 뒤를 이었다. 남북 경협의 바람을 타고 최근 주가가 급등한 GS건설, 현대건설기계, 쌍용양회, 이건산업, 알루코 등도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가 급락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통상 신용거래는 주가가 주식담보비율 140% 밑으로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일어난다. 자기 돈 5000만원과 빌린 돈 5000만원으로 1억원치 주식을 샀을 경우 주식 가격이 빌린 돈의 140%인 7000만원 밑으로 떨어지면 반대매매가 나올 수 있다. 투자자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해를 보며 주식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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