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채용서 색신이상자 응시 제한은 공무담임권 침해이자 차별

국가인권위원회는 5일 경찰공무원 채용 시험에서 중도 이상 색신이상자의 응시기회를 전면 제한하는 규정을 개정할 것을 세 번째로 경찰청장에게 권고했다.
색신이상자는 색을 분별하는 능력이 정상보다 부족한 색약, 색맹을 모두 일컫는 말로, 정도에 따라 약도-중도-강도 색신이상으로 구분한다.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에 따라 중도 이상의 색신이상이 있다고 판단된 사람은 경찰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번 권고는 지난 2009년과 2011년에 이어 세 번째로 나왔다. 당시 인권위는 '경찰 업무 중 정보통신분야처럼 색 구별 능력과 관련성이 적거나 없는 업무, 중도 색신이상자가 관련 자격증을 획득하거나 종사할 수 있는 업무가 있다'며 색신이상자 응시 제한 규정 개정을 권고했으나 경찰청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경찰청은 범인 추격과 검거 같은 경찰 업무 특성상 색을 구분하는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응시 제한이 불가피하며 자체 실험 결과까지 인권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권위는 경찰청이 색신이상자 8명을 대상으로 자체 실시한 실험에서도 등급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과나 나오지 않았고 경찰 업무 중 색신이상자가 할 수 있는 일도 있다고 판단했다. 또 "불분명한 기준으로 색신이상자에게 시험 응시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헌법상 공무담임권을 제한하는 차별행위"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이번 권고 내용에 대해 수용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강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