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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기오토모티브 "올해 전기차 투자 본격화…내년 실적 퀀텀점프"
입력 2018-06-05 08:01 
김치환 삼기오토모티브 대표이사 [사진 제공 = 삼기오토모티브]

삼기오토모티브는 지난 4월 1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전기차 부품 생산을 위한 공장 증설과 관련 설비 투자를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 LG그룹향 모터하우징 3종 납품을 시작으로 최근 전기차 부품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최근 경기 평택공장에서 만난 김치환 삼기오토모티브 대표이사 역시 전기차 부품 사업에 큰 기대를 안고 있다. 전기차 부품 사업이 고부가가치 사업인 만큼 내년부터 큰 폭의 매출 성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유상증자로 유입된 자금은 모두 전기차 부품 개발비·시설투자에 사용할 방침이며 늘어나는 수주 물량에 대비하기 위해 서산공장에 공장동도 새롭게 올렸다"며 "이미 상당한 물량의 전기차 부품 수주를 확보한 상태여서 신규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그에 따른 큰 폭의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78년 설립된 삼기오토모티브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주조) 전문업체다. 자전거 부품을 주로 만들었지만 1983년 자동차 부품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현재 엔진·변속기·샤시부품 등을 포함한 차량용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40년 동안 쌓아온 업력을 바탕으로 엔진변속기 부품에 주력해왔지만 최근에는 전기차 부품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LG전자 전기차 부품 파트너사로 선정돼 LG전자 및 LG화학과 거래를 시작했다. 지난해 4월 LG전자와 532억원 규모 전기차 모터하우징 3종 부품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인버터 케이스, 인버터 커버, PTC히터 케이스, PTC히터 커버, 엔드 플레이트 등 전기차 관련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을 공급 중이다.
삼기오토모티브가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탁월한 제조 경쟁력 덕분이다. 회사는 2013년부터 폭스바겐과 아우디에 밸브보디를 수출하고 있는데, 국내에서 폭스바겐 그룹에 납품하는 다이캐스팅 업체는 삼기오토모티브가 유일하다. 그만큼 기술력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흔히 부품사들의 경쟁력을 얘기할 때 고객사를 어디로 두고 있는가를 따져보곤 한다"면서 "한국에서는 삼기오토모티브가 유일한 폭스바겐 납품사이며 이는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인력이 모여있고 이외에도 제조공정에서의 우수성, 혁신성 등이 타 업체 대비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탁월한 경쟁력 덕에 수주 잔고도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2016년 이후 지난 4월까지 누적 수주 잔고는 약 1조4000억원 수준이다. 수주한 물량이 1~2년 안으로 개발돼 본격적으로 양산을 시작하면 내년께부터는 매출로 인식, 큰 폭의 실적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회사의 약점으로 꼽히던 현대차그룹 의존도도 상당 부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물론 현대차그룹은 자사 매출의 67%를 차지하고 있어 여전히 가장 중요한 고객사"라면서도 "내년에는 폭스바겐 등 타 고객사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현대차그룹 비중은 60%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삼기오토모티브 생산라인. [사진 제공 = 삼기오토모티브]
전기차 사업 외 차량 경량화도 삼기오토모티브가 기대를 걸고 있는 부분이다. 연비 개선, 환경 규제 등 최근 차량 경량화가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자동차 내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하는 부품이 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전기차 부품에서도 알루미늄을 많이 활용 중이다. 김 대표는 "과거 회사를 소개할 때 '엔진변속기 부품 전문기업'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알루미늄 종합 소재 기업'으로 칭하고 있다"면서 "밸브보디 등 기존 변속기 부품뿐 아니라 최근에는 차체, 섀시 등에 적용하는 부품 비중을 늘리며 차체 경량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제를 주가로 돌리자 김 대표의 낯빛에는 속상한 기색이 역력했다. 우수한 제품 경쟁력만큼 주가가 잘 따라와 줄 법도 하지만 자동차 업황이 전체적으로 침체되면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과거 주가가 높을 때부터 회사에 투자해주신 투자자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면서도 "지금은 업황이 좋지 않아 주가가 지지부진하지만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를 믿고 투자를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털어놨다. 현재 본업의 경쟁력 제고와 함께 고객사 다변화, 전기차 부품 등 제품 다각화 등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어 언제든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혀진다. 당장 올해는 투자를 하는 시기여서 배당 확대 등 구체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시도할 순 없지만 향후 매출 본격화에 따라 배당성향 확대 등도 선택지로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끝으로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짧게 언급했다. 생산능력(CAPA) 확보 측면에서 해외 생산법인이나 연관 산업 혹은 기존과는 다른 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당분간은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적당한 대상을 찾지 못했다"면서 "아울러 올해는 신규 수주에 따른 투자가 많기 때문에 당분간 본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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