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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현장]"시즌2 원해" `검법남녀`, 지상파 장르물도 `디테일+a`로 통했다
입력 2018-06-04 14:16 
'검법남녀' 촬영 현장 공개. 사진|강영국 기자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이야기를 그린 MBC 드라마 '검법남녀'가 지상파 장르물의 한계를 딛고 월화극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펼쳐가는 개연성 있는 스토리와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었지만 디테일한 묘사와 치밀한 연출도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4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모처에서 MBC 월화드라마 '검법남녀'(극본 민지은 원영실/연출 노도철 현라회) 촬영 현장공개 행사가 진행됐다. 드라마에서 보던 국과수 세트장은 실제로도 완성도 높게 만들어져 감탄을 자아냈다.
연출자 노도철 PD는 "'검법남녀'가 처음에 생각했던대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세트에 대해 궁금해하신다고 들어 스케줄이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공개하는 자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국과수 세트장 대해 노PD는 "실제 국과수의 모습과는 다르다. 여러 가지 콘셉트 회의를 통해 만들어낸 세트"라며 "미드를 참고했는데 특정 드라마를 참고했다기보다는 여러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시청자의 눈을 단숨에 사로잡는 현실감 넘치는 세트장을 배경으로, 괴팍한 성격의 법의학자 백범(정재영 분)의 부검 장면이 이미 다수 전파를 탔다.
노PD는 "드라마의 원래 의도는 살인마의 감정에 이입해 범죄 흔적을 추적해서 범인을 잡아낸다는 법의관의 애로사항과 애환을 다루는 것"이라며 "실제 국과수 수사관이 서른 명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밖에 나가면 의사를 할 수 있는데 너무나 격무에 시달린다는 걸 알게 됐다. 그분들디 사명감을 갖고 일한다는 직업적인 디테일을 그리고 싶었다. 그게 요즘 다른 드라마들과 다른 부분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검법남녀' 촬영 현장 공개. 사진|강영국 기자
하지만 백범이 살인자의 입장을 상상하며 칼을 휘두르는 등의 행위를 하는 모습은 일부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노PD는 "작가들이 단순히 상상으로 그려낸 게 아니라, 많은 조사를 하셨다. 법의관이 아무 생각 없이 인터뷰하는 게 아니라 피해자를 찌른 살인자 입장에서, 찔린 자국이 위냐 아래냐 등 범죄 수사 해결에 얼마나 영향 미치느냐를 조사했다"면서 "실제로 찔린 장면은 없고 찔린 상처 정도로 수위 조절을 했다"고 말했다.
자극적인 장면에 대한 잇딴 지적에 노PD는 "시체 역할을 하시는 배우들이 특수 분장을 통해 실제 시체 연기를 하신다. 차가운 곳에 누워 몇 시간씩, 여자분들은 탈의도 하셔야 하다 보니 나름 조심스럽다"면서 "노출을 보여주면 잔인하다 하고, 다 빼면 장르물이 심심하다 하시니 (수위 조절이) 어려운 것 같다. 공중파의 한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정적인 시선보다는 법의관이라는 직업을 새롭게 조명하는 장르물로 칭찬해주시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선정적으로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해 후반작업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여전히 불편하실 수 있지만 시체를 부검하는 과정을 엄숙하고 학구적으로 진지하게, 다루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범 역의 정재영은 "개인적으로 장르물을 좋아하고 잔인한 걸 잘 보는 편이기 때문에 공중파 드라마인 '검법남녀' 수위가 너무 낮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감독님은 늘 수위를 고민하시는데, 나는 못 보여주는 게 아쉽다"고 첨언했다.
그럼에도 불구, '검법남녀'만의 뚝심으로 드라마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PD는 "종편 장르물을 그대로 공중파에서 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소프트한 코미디와 대중적 해석, 하이브리드적인 장르물로 한 게 시청률 상승 계기가 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초반에 캐릭터 설명이 그려졌다면 이제는 그들이 지닌 사연이 깊이 있게 다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검법남녀' 촬영 현장 공개. 사진|강영국 기자
상승세를 탄 현 시점, 동시간대 1위를 달리던 KBS2 '우리가 만난 기적'이 종영하며 월화극 1위가 빈 상태. 동시간대 1위를 노려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노PD는 "다른 드라마가 끝났기 때문에 우리 드라마가 확 오를 것이라기보다는, 우리 드라마가 갖고 있는 장르적 특성과 대중적 콘셉트가 새로운 시청자를 끌고 온 것 같은 느낌이다. 파이가 늘어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드라마가 끝나고 그 드라마를 보던 시청자들이 다 '검법남녀'로 넘어올 것이란 생각은 안 하지만 우리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뚝심 있게 해서, 급하게 들어간 장르물이지만 나름 열심히 했다는 흔적을 남겼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시즌2에 대한 염원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노PD는 "매 주마다 2회 방송 안에 에피소드를 하나 내지는 두개씩 넣고 있다. 큰 사건 없이 에피소드로만 가는 게 시청자에게 통할까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요즘은 시청자 취향이 확 바뀌었다"면서 "어떻게든 뚝심있게 밀어붙여서 시즌2를 할 지 안 할 지는 모르겠지만 시즌1의 대단원의 피날레를 엄청 궁금하게 끝내는 게 목표"라 덧붙였다.
'검법남녀'는 실력 하나는 최고이지만 괴팍한 법의관 백범(정재영)과 포토메모리 능력에 금수저라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초임 검사 은솔(정유미)의 특별한 공조를 드라마다. 매 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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