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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의 진짜투수] 건강한 윤석민, 이제는 바뀐 폼을 정비할 때
입력 2018-06-04 14:08 
윤석민(사진)이 지난 2일 광주 두산전서 776일 만에 선발 등판을 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마침내 마운드에 오른 윤석민(32·KIA). 폼을 봤을 때 2012년 전성기 모습은 쉽지 않아도 2015년 30세이브를 기록했을 당시까지는 교정이 가능해보인다.
윤석민은 어깨수술을 했다. 어깨가 아팠던 선수들은 팔을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어깨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어깨가 좋지 않으면 선수들은 얼리코킹 시 탑 포지션이 낮게 형성된다. 윤석민의 경우 오른쪽(2015년) 사진에서는 오른쪽이 팔꿈치를 들어 올린 상태서 코킹을 하지만 왼쪽(현재)은 팔꿈치가 낮은 데서 턴을 한다. 그렇게 팔이 낮아지게 되니 공을 밀어 던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윤석민의 현재 폼(왼쪽)과 지난 2015년 당시 폼(오른쪽). 사진=SBS스포츠 제공

두 번째 사진을 보자. 선수들이 스피드를 내는 데 있어서는 가속구간이 제일 빨라야 한다고들 한다. 가속구간이란 공을 들고 있는 팔이 외회전 됐다가 앞으로 쭉 끌고나왔을 때 속도를 말한다. 오른쪽 사진을 보면 이 뒤로 넘어가는 외회전이 많이 재껴진다. 반면 왼쪽을 보면 상체도 서 있고 팔도 뒤로 덜 재껴져있다.
두 번째 비교 윤석민의 현재 폼(왼쪽)과 지난 2015년 당시 폼(오른쪽). 사진=SBS스포츠 제공
자연스럽게 외회전이 덜 되는 상태서 가속구간으로 넘어오니 차이가 난다. 양궁을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양궁선수가 활시위를 적게 당길 때와 크게 당길 때 그 주어지는 힘이 다른 것과 마찬가지다.
세 번째 사진에서는 팔각도가 차이가 난다. 이번 등판은 2015년보다 팔각도가 내려왔다. 쓰리쿼터 식으로 오버핸드 된 상태서 볼을 던지고 있다. 네 번째 사진이 공을 뿌리는 상황에서 힘을 전달하는 모습인데, 오른쪽은 상체가 더 앞쪽으로 숙여지면서 공에 힘을 실어주지만 왼쪽은 상체가 힘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팔로만 던진다는 느낌을 준다. 앞쪽으로 중심이동이 덜 된다.
세 번째 비교 윤석민의 현재 폼(왼쪽)과 지난 2015년 당시 폼(오른쪽). 사진=SBS스포츠 제공
네 번째 비교 윤석민의 현재 폼(왼쪽)과 지난 2015년 당시 폼(오른쪽). 사진=SBS스포츠 제공
뒷다리 높이는 중심이동을 얼마나 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오른쪽 사진에서는 오른 다리가 들려있고 앞쪽으로 중심이 쏠려있다. 왼쪽사진은 앞으로 중심이동이 덜 되니 다리가 덜 들린다.
다섯 번째 윤석민의 현재 폼(왼쪽)과 지난 2015년 당시 폼(오른쪽). 사진=SBS스포츠 제공
보통 투수들이 폼이 바뀌는 가장 큰 원인은 몸에 이상이 있어서다. 몸이 부상을 당하거나 혹은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져있으면 이는 몸에 변화, 그리고 투구동작 변화로 이어진다. 윤석민의 경우 어깨가 안 좋은 상태서 공을 던졌고 과정에서 폼이 바뀌었을 것이다. 수술과 재활을 통해 어깨상태는 좋게 만들었지만 바뀐 폼으로 재활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수술과 재활을 마쳤다는 것은 어깨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이니 폼을 다시 잡아줘야 하지만 아직 그 작업은 못했을 듯하다.
윤석민은 정상적으로 경기를 던졌고 큰 이상 징후를 느끼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전력으로 던져도 무방하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제 윤석민은 통증으로 바뀐 투구동작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 재활 과정에서 강도회복에 초점을 맞추느라 폼까지 정비할 여력은 없었을 터. 이제 그간 안 좋게 변한 동작들에 대해 조금 기술적인 관리를 받아야한다. 그렇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윤석민에게는 이제 정비할 시간이 필요하다.
(SBS스포츠 야구 해설위원, 체육학 박사)[ⓒ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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