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메리츠證 `블라인드 펀드`로 美바이오 투자
입력 2018-06-03 17:33 
메리츠종금증권이 국내 증권사 최초로 미국 바이오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증권사가 이름값만으로 중·장기 사모펀드 모집에 성공하면서 대체투자 영역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메리츠는 올해도 10% 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할 것이란 분석이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중소형 운용사인 엔에스인베스트먼트,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와 손잡고 '메리츠 엔에스 글로벌바이오투자조합 1호'(글로벌바이오조합)를 결성했다. 지난 3월 67억원 규모로 시작한 이 펀드는 최근 290억원 규모로 불어나 성황리에 마감됐다.
글로벌바이오조합은 항암제, 면역질환 등 미래 중점 질환 치료제 또는 바이오 신약 개발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등 다양한 국가의 바이오 벤처회사에 주로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이 펀드는 증권사가 주도한 블라인드 펀드라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블라인드 펀드는 투자 대상을 정해 놓고 투자자금을 모집하는 기존 펀드 방식과 달리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펀드를 설정하고 우량 투자 대상이 확보되면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정부는 주로 중소기업이나 벤처회사의 투자 통로로 이 펀드를 장려해왔지만, 그동안 블라인드 펀드 대부분은 정부 지원금을 받아도 100억원 내외 소규모에 그쳤다. 투자자로선 설정 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중·장기 펀드에 돈이 묶이는 데다 실제로 어떤 상품에 투자하는지 사전에 알기 어렵다는 투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결국 운용사 명성에 따라 블라인드 펀드 성패가 갈렸다. 국민연금이나 KDB산업은행 등의 전유물로 여겨진 것도 이 때문이다. 증권사에도 허용됐지만 실적은 지지부진했다. 2016년 이후 증권사 20여 곳이 관련 라이선스(면허)를 취득했지만 펀드 결성에 성공한 곳은 한국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소수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 <용어 설명>
▷ 블라인드 펀드 : 투자 대상을 미리 정해 놓지 않은 상태에서 펀드를 설정하고 우량 투자 대상이 확보되면 투자하는 사모펀드다. 투자자금의 기본적인 운용계획은 짜여 있지만 실제로 어떤 상품에 자금이 투입되는지 고객은 물론 운용사도 사전에 알 수 없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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