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AI 인명살상 활용안돼"
입력 2018-06-03 15:20 

구글의 인공지능(AI) 기술을 인명 살상에 활용할 수 없다”
구글의 인공지능을 이끄는 핵심 임원과 약 4000명의 구글 직원들이 이 같이 반발하자 회사 측이 결국 미 국방부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기로 했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와 CNBC에 다르면 다이앤 그린 구글 클라우드 사업 대표(사장)은 지난 1일 전체 직원 회의에서 국방부와 체결한 '메이븐(Maven) 프로젝트' 계약을 내년에 연장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메이븐 프로젝트는 AI 기술을 활용, 국방부가 수집한 영상 정보를 해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이다. 구글은 지난해 7월 약 1000만달러 규모(108억원)로 출범한 이 프로젝트에 기술을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이 계약은 내년 3월 끝난다.
당시 미 국방부는 무인 항공기 미사일 공격 정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AI 및 머신러닝의 이미지 해석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며 구글의 도움으로 경쟁 국가들을 앞서나갈 것이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구글 직원들은 국방부와의 협업에 강하게 반발했다. 메이븐 프로젝트가 첨단 무기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초기 단계라고 인식했다. 이 프로젝트는 무인기가 목표물을 더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도록 해 AI를 결국 인명 살상에 활용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지적했다. 인공지능 기술을 담당하는 12명의 연구원이 항의의 의미로 구글을 떠났고 약 4000여명의 직원들이 메이븐 참여에 반대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구글에서 인공지능 사업을 이끌고 있는 페이페이리(Fei-Fei Li)수석 과학자는 더타임즈 인터뷰에서 사람을 위해서 AI가 있는 것이지 무기화 하려는 것은 자신의 믿음과 정반대되는 길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글은 메이븐 프로젝트가 AI 기술을 활용해 공격하려는 것이 아닌 '보호' 하려는 것인데다 전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고 해명했지만 내부 반발이 심해지고 갈등 양상까지 나타나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3월 이후 후속 계약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이다.
그러나 NYT는 이번 결정이 국방부 프로젝트를 포함한 군사 활동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내부 반발 때문에 한발 물러선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메이븐 프로젝트가 내부 분열로 이어지자 국방 및 정보 분야 계약 등 AI 기술을 적용하는 문제와 관련한 원칙을 만들어 곧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손재권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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