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단독] 루터PE 3000억 조성…`기업 심폐소생` 나선다
입력 2018-05-31 17:49 
# 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A제약사는 2015년 주력 제품에 대해 허위·과장 광고를 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소비자들은 환불을 요청했고, 검찰 수사까지 진행되면서 한때 10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순식간에 1만원 아래로 곤두박질쳤다. 3년이 지나 A사는 무혐의 처분을 받으면서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회사 본연의 경쟁력과 별개로 외부 이슈로 기업가치가 크게 하락한 기업을 골라 투자하는 펀드가 조성된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인 루터어소시에잇코리아(이하 루터PE)는 오는 8월 중 3000억원 규모 7호 펀드를 결성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외부 이슈가 발생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전략'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이벤트드리븐 전략은 특수한 이벤트에 직면한 기업을 대상으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시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동시에 대주주·회사와 우호적인 관계를 통해 위기를 탈피하고 기업가치를 정상화하는 데 주력한다.
실제로 루터PE는 '가짜 백수오 사태'를 겪은 내츄럴엔도텍에 대한 이벤트드리븐 투자를 2016년 집행한 바 있다. 내츄럴엔도텍은 이후 사법당국의 무혐의 처분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열수추출물 제품의 무해 판정 등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루터PE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이벤트드리븐 투자는 최근 대주주 갑질 논란 이슈에 직면한 대한항공 등 많은 국내 기업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 펀드에는 산업은행, 한국교직원공제회, 삼성자산운용 등이 참여한다.
루터PE는 2004년 리스크매니지먼트 전문성을 기반으로 설립됐다. 설립 이래 총 6개 PEF를 운용했으며 누적 운용 규모는 1조1310억원 수준이다. 저위험 구조로 높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루터PE는 그간 현대모비스, 포스코P&S, 삼표시멘트 등에 투자한 경험을 갖고 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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