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이명희 이틀만에 재소환…구속영장 신청 검토
입력 2018-05-30 15:33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69)의 갑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이 이사장을 이틀만에 다시 소환했다.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을 받는 이 이사장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43)에 대해서도 교육부가 진상조사를 예고하면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과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0일 오전 10시부터 이 이사장을 재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동안 조사한 내용과 이 이사장의 진술이 맞지 않는 점이 발견돼 확인하기 위해 소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서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을 다시 확인했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28일 1차 소환 당시 입장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나 실제 조사에서는 공사현장 갑질 등 언론에 영상이 공개된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인정하고 나머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경찰은 이 이사장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진술한 11명을 확보했다. 이 중 10명이 이 이사장의 처벌을 원한다고 주장해 경찰은 피해 사례 수집을 위해 조서를 작성했다. 일부 피해자들은 이 이사장이 가위·화분 등 위험한 물건을 던졌다고 진술하면서 경찰은 이 이사장의 특수폭행 혐의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상습적인 폭행이 일어났다는 자료도 상당수 확보하면서 상습폭행 혐의도 중점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이사장에게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할 수 있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특수·상습폭행, 상해 혐의 등을 적용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이날 취재진을 피하기 위해 경찰에 예정된 시간보다 1시간 이상 일찍 기습 출석했다. 경찰 측은 "이 이사장 측이 1차 소환 당시 포토라인에 선 것에 부담을 느껴 비공개 소환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최근 조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학 의혹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다음달 4일부터 현장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차원의 자료 요구만으로는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인하대 편·입학 운영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조 사장은 1998년 인하대 경영학과로 편입할 당시 미국쪽 대학에서 당시 졸업인정학점에 못미치는 학점을 이수한 사실이 드러나 편법 편입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교육부는 조 사장이 편법으로 편입한 것으로 판단했지만, 편입을 취소하라는 처분을 내리지는 않았다.
그러나 관련 자료 보존기간이 최대 10년(입학자료 5년·모집요강 10년)으로 돼 있어 20년 전 편입학한 조 사장 입학 서류는 이미 폐기돼 없기 때문에 진상을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하대 관계자는 "교육부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면서도 "당시 국내외 대학의 학점 체계가 달라 외국대학 학점 이수자의 경우 대학 심의위원회를 거쳐 학년 자격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조 사장의 부정 편입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인천 = 지홍구 기자 / 조성호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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