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가 개교 82년 만에 처음으로 직선제 총장선출 투표를 실시했습니다.
1936년 문을 연 성신여대에서 교수들이 투표로 총장을 직접 선출한 적은 있지만, 학생의 의견까지 반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성신여대는 최근까지 이사회가 총장을 임명해왔지만, 심화진 전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자 진통 끝에 총장직선제로 전환했습니다.
교수는 물론 직원, 학생, 동문 등 대학 내 모든 구성원이 제11대 총장을 선출합니다.
사립대 중 학내 모든 구성원의 손으로 직접 총장을 뽑은 대학은 이화여대에 이어 성신여대가 두 번째입니다.
학생들은 총장 투표에 자신들의 뜻이 반영되는 것을 반겼지만, 학생 투표 반영비율이 9%에 그친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주체별 투표 반영비율은 교수가 76%로 가장 높고 직원 10%, 학생 9%, 동문 5% 순입니다.
법과대학에 다니는 구소영(20)씨는 "대학 구성원 중에 학생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데 투표에는 고작 9%밖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게 아쉽다"며 "다음 총장선거 때는 학생의 목소리를 더 많이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교수들 역시 총장직선제를 환영하면서 앞으로도 이런 문화가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심 전 총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지난해 10월 취임한 김호성 총장은 "과도기 총장으로서 그간 힘든 점이 없지 않았지만, 대학 내 민주주의를 완성했다는 마음에 기쁘다"고 전했습니다.
사회교육과 황경숙 교수는 "직선제로 총장을 뽑는 것은 민주적인 대학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며 "오랜 기간 분규를 거친 우리 대학이 민주 총장을 선출해 한걸음 발전하길 바란다"고 기대했습니다.
성신여대 제11대 총장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사회과학대학 지리학과 양보경(63·여) 교수와 법과대학 법학과 전광백(61) 교수 2명입니다.
애초 인문과학대학 독일어문·문화학과 김한란(63·여) 교수도 출마했으나 어제 사퇴했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