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보험·철강…경협株 반경 넓히는데
입력 2018-05-29 17:33 
다음달 예정된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논의가 재개됐다는 소식에 증권가에서 또다시 남북경협주 찾기 열풍이 시작됐다. 이번에는 철도와 건설, 개성공단 입주기업뿐 아니라 보험, 철강, 전력까지 투자업종이 확대됐다. 다만 일부 철도 관련주를 제외한 나머지 경협주들은 약세를 보인 데다 회담이 끝난 뒤 주가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지난 28일 하나금융투자는 재보험업체 코리안리와 제철업체 현대제철에 대한 보고서를 각각 내고 이들 종목을 남북경협 수혜주로 꼽았다. 코리안리에 대해서는 남북 경협과 관련해 공단과 자원, 항만, 철도 등 어떤 사업의 본격화를 가정하더라도 일반보험과 재보험에 미치는 영향이 충분히 클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현대제철의 경우에는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연결과 현대화 사업이 즉각 착수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 6만t 수준이었던 국내 레일 수요가 향후 10만t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예를 들어 공장을 설립할 때는 단계별로 설계업자 전문배상책임보험, 기술보험, 해상·적하보험, 재물보험, 배상책임보험 등의 가입이 필요하다"며 "1994년 북한 경수로 건설사업 당시 보험료가 약 900억원대로 추산되는데 당시 국내 기업성 보험시장 규모가 1조20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다음날인 29일에는 KB증권이 남북관계 개선에 따른 북한의 송배전 인프라 투자 증가 등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현대일렉트릭의 목표주가를 10만원에서 11만2500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기준 북한의 발전설비용량은 한국 대비 7.3%, 실제 발전량은 4.4%에 불과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의 경협이든 간에 전력인프라 확충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란 논리에서다.

하지만 지난 28일 64개 종목이 무더기로 상한가를 기록한 것과 달리 이날 국내 주식시장은 예상외로 조용했다. 남북 철도연결과 북한 인프라 건설 테마주 일부가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상당수 경협주들이 하루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철도차량업체 현대로템은 전일 대비 2350원(6.46%) 오른 3만8750원에 장을 마쳤고 철도신호제어 시스템업체 대아티아이와 철도차량용 부품업체 대호에이엘은 각각 23.58%, 10.18% 상승했다. 현대시멘트(23.31%)와 동양철관(8.61%), 고려시멘트(1.85%) 등 북한 인프라 건설 관련 테마주들도 함께 올랐다.
그러나 같은 날 재영솔루텍(-8.27%), 제이에스티나(-4.08%), 인디에프(-4.03%) 등 개성공단 입주업체와 이화전기(-8.85%), 제룡산업(-4.01%), 광명전기(-3.04%) 등 대북 송전업체는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대엘리베이터와 아난티, 남광토건 등 대북사업 관련 업체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경협테마와 중장기적인 북한 비핵화·시장 개방 시나리오는 분리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미·북정상회담 기대감에 힘입은 가파른 상승은 회담 후에는 재료 소진에 따른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급등한 종목을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향후 북한 시장 개방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분야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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