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위용 드러낸 랜드마크…활기 되찾는 제주
입력 2018-05-29 17:18  | 수정 2018-05-31 14:09
제주시 노형동 노형오거리에 들어서고 있는 제주드림타워. 38층 중 12층까지 공사가 완료됐으며 내년 9월 완공 예정이다. [사진 제공 = 롯데관광개발]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시내 방향으로 5분가량 이동하면 나오는 제주시 노형오거리. 38층 규모 초대형 건축물인 '제주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비롯해 오피스텔, 소형 부티크 호텔 등 크고 작은 공사 현장에서 포클레인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제주관광과 부동산 시장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에 따른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 한동안 활력을 잃었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최근 사드 갈등이 해빙 국면에 접어들고 제주도 역사상 최대·최고 랜드마크라 부를 만한 드림타워 공사가 착착 진행되면서 부활 조짐이 번지고 있는 것이다.
2016년 5월 착공한 제주드림타워는 38층 중 12층까지 공사가 완료됐다. 돌발 변수가 없다면 내년 9월 완공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3분의 1' 정도 공정률이지만 이미 주변 건축물 중 가장 높다.
완공 시 연면적은 30만3737㎡로 63빌딩의 1.8배에 달할 전망이다. 1600개 객실과 11개의 레스토랑 및 바, 기타 부대시설이 배치되며 운영은 글로벌 호텔체인 하얏트그룹이 맡는다.

제주드림타워 위용이 가시화함에 따라 노형동·연동 등 일대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시행사인 롯데관광개발에 따르면 제주드림타워 완공 시 자체적으로만 직원 3100명이 필요하다. 여기에 여행·레저·쇼핑 등 연관 산업 수요까지 감안하면 수천 개 추가 일자리가 예상된다.
일자리가 생겨나면 인구가 유입되고 이들을 위한 주거공간이나 상업시설이 필요하다. 최근 노형오거리 인근에는 늘어날 임차 수요를 겨냥한 소규모 오피스텔 공사가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노형동 N공인 대표는 "드림타워 공사가 진척되면서 주변 상가나 오피스텔에 투자하겠다는 문의가 급증해 지금은 물건이 없어 못 판다"며 "중국인 관광객(유커) 대상 통역이나 가이드 직군의 유입이 늘어 최근 두 달 사이 노형동·연동 일대 원룸 오피스텔 월세가 10만원 정도 올랐다"고 전했다. 실제 노형동·연동이 위치한 제주시의 집값은 사드 악재와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굳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제주시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7월 99.3에서 올해 4월 100.2까지 올랐다.
드림타워의 낙수효과는 일대 땅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드림타워 공사장이 있는 노형동과 제주도청이 있는 연동은 토지 매물이 나오는 대로 소진되고 있다. 노형오거리 인근에 위치한 토지면적 6600㎡ 규모 세차장은 128억원에 거래됐다고 한다. 3.3㎡당 6400만원이다. 서울 강남과 비교할 만한 땅값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노형동 소재 단독주택(대지면적 207.2㎡)이 10억4000만원에 거래됐으며, 2월에는 대지면적 373.2㎡짜리 단독주택이 39억1600만원에 거래됐다. 1월에도 대지면적 239.5㎡ 규모 단독주택이 14억7000만원에 거래되는 등 10억원 이상 단독주택 거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노형동 L공인 대표는 "최근 노형동·연동 인근 나대지에 대한 중국인의 매수 문의가 늘어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최근 채용했다"고 말했다.
현지 여행업계에 따르면 사드발 한한령 이전 연간 50만명에 달하는 유커를 유치하다가 사드 보복으로 철수했던 중국인 사업가 김 모씨가 영업 재개 준비와 관광객 동선 파악을 위해 최근 제주도로 들어왔다. 이르면 8월께 영업을 재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참솔하우징이 노형동에 짓는 고급 타운하우스 '다담하우제'는 5월 한 달 사이에만 중국인에게 4채가 팔렸다. 총 41채 규모인 다담하우제는 지난해 10월 본격적으로 분양하기 시작했다. 채당 13억~21억원에 달하는 고가인 데다 그간 사드에 따른 긴장감이 있어 중국인 매수 문의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다담하우제 분양 관계자는 "중국인은 넓은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데다 시내·공항과의 접근성도 중요시하기 때문에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형동, 연동에서 시작된 긍정적 분위기가 주변으로 파급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약 16㎞ 거리에 위치한 함덕해수욕장에 인근에서 아파트형 타운하우스 '제주 더 오름 카운티 원'을 분양하고 있다.
[제주 = 정순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